[TV평] K-2 목욕탕집 남자들
기사입력 1996년 09월 03일 15시 04분
## '가화만사성' 진리 일깨워준 드라마 2TV 주말극 `목욕탕집 남자들'이 지난 1일 대미를 장식했다. 이 드라마의 인기비결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세태를 반영한 김수현식의 새콤달콤한 톡톡 튀는 대사, 핵가족시대에 가부장적 전통가족의 등장, 신세대와 쉰세대간의 갈등극복 등 다른 드라마와의 차별성은 결과적으로 높은 시청률(50% 내외)을 가져왔다.
평범한 이런 주제와 소재는 젊은층 위주의 트렌디 드라마나 삼각의 불륜을 다루는 `드라마 공해' 상황에서 성공한 흔치않은 쾌거로 보여진다.
왜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를 즐겨보았을까.
자칫 진부하기 짝이 없을 목욕탕집이라는 평범한 가정이 배경이 된 드라마속에는 그렇고 그런 세상살이가 그려지지만 그 등장인물의 내면속에 흐르는 의식은 보통사람들의 그것과 동조현상을 일으켜 공감대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리라. 또한 여러 세대를 비추면서 숨겨진 에피소드를 전해주는 장면의 빠른 전환이 테크니컬했다. 한마디로 시청자의 궁금증을 그림으로 보여주었고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고 볼 수 있다.
`버릇없는 요즘 젊은애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쉰세대가 신세대와 만났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의 전개가 만화적 영상으로 만인 앞에 드러나보였을 때 시시비비는 자연적 가려지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 김수현은 바로 이런 시청자들의 욕구를 잘 간파했고 사라지는 가부장적 요소에 초점을 맞춰 `가화만사성'의 평범한 진리를 대중화시키는데 일조했다.
그럼으로써 시청대상층의 폭을 넓혀 다같이 보는 드라마를 만들었던 것이 바로 실질 시청률의 상승을 가져왔다. 또한 주부팬의 시선을 고정시켜 그 시간대에 수돗물이 절약된 것은 긍정적인 부산물이었다.
그러나 옥에 티와 같이 잘 나가는 작품에도 껄끄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인도를 불결한 나라로 묘사해서 국제적 항의를 받은 것이나 가 자체 진용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제작사에 의뢰를 했다는 것은 비경제적인 처사로 아쉬움이 남는다. < 김동철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