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 나이트] 호랑이 잡는 몇가지 방법
기사입력 1996년 09월 02일 13시 48분
아무리 아버지라도 자식이 나랏님이 되면 `우리 영새미가…'이러지 못한다는데, 일개 백성이 왕의 이름을 관직은 물론 씨자마저 안붙이고 반말로 팍팍 부르는 방법이 있다.
다들 아시 듯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영어 이니셜로 부르는 것이다.
`YS는 DH와 TW를 법정에 세워 중형을 이끌어 냈다'처럼 말이다.
왕이름 부르기, 뭐 그런 이야기 하려는 게 아니다.
다른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YS의 무용(쇼의 춤이 아니고 용감무쌍)을 두고 국내외 여론은 이런 표현으로 말했다.
`YS는 맨 주먹으로 호랑이 굴에 들어가 DH와 TW라는 호랑이를 잡아서 얼마전 호피 경매장에 내다 팔고 있다'.
호랑이 가죽은 값나가는 것이어서 크게 다칠 것을 각오하고 호랑이 잡기에 나서는 모양인데, 호피를 얻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첫째:호랑이 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는 정공법.
둘째:고양이 가죽을 호랑이 가죽이라고 우기기.
셋째:호랑이 가죽 느낌이 드는 레자 모조품 만들기.
넷째:남이 잡아 놓은 호랑이 훔치기.
호랑이 가죽 어쩌구 하니까 호랑이굴에 관한 이 이야기가 생각나는데 호랑이가 출몰하는 시점이면 옛날인데 나중에는 엉뚱한 것이 나오고…
시대가 헷갈리는 이야기니 이해하고 들어 주시기 바란다.
시골뜨기가 호랑이 굴에서 호랑이를 잡아 돈도 벌고 이름도 날렸다.
도시내기도 호랑이를 잡고 싶어서 시골뜨기를 찾아 갔다.
"호랑이 잡는 방법도 알고 나면 간단하다. 호랑이가 살고 있을 것 같은 어둡고 크고 깊은 굴을 찾아 가라. 그 앞에서 어슬렁 거리며 호랑이를 유인해야 한다. 이 때 휘파람으로 아싸
호랑나비~어쩌구하는 노래를 하면 효과가 좋다. 그 때 포효를 지르며 호랑이가 나올텐데 피하지 말고 맞서서 주먹, 활,총 중 하나로 공격을 한다."
호랑이 잡는 방법을 배운 도시내기가 한달만에 병원에 입원해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시골뜨기가 병문안을 갔다.
"하라는 대로 했는감?"
"물론! 호랑이가 나올 법한 큰 굴 앞에서 휘파람을 불었어! 한참만에 뭔가가
뛰쳐 나와 날 덥치는데… 부산행 새마을호 열차라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