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조훈현 9단 ●최명훈 5단
기사입력 1996년 09월 01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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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토너먼트 제9국 제 4 보 (33~58)=우상쪽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이상 좌상귀 흑의 양걸침은 이미 각오하고 있던 바. 백 34의 붙임으로부터 타개의 막이 오른다. 흑 35, 37로 끼워 이으며 `쉽게 안정시켜줄 수는 없다'고 외치는 청년. 뭔가 확실한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놓아주지 않겠다는 기세다.
그러나 좁다면 좁은 공간에서 마치 계곡의 물살을 타고 이리저리 바위틈을 빠져나가는 한마리의 은어처럼 꿈틀거리는 타개의 율동을 보라. 분명히 흑의 일방적 공세에 시달리는 것 같은데도 백의 움직임은 유연하고 탄력적이다. 백 44는 얼핏 보기에 무리인 것 같지만 상대의 움직임을 둔화시키면서 형태의 탄력을 갖추는 맥점. 흑 43 때 백 `가'로 구부려 두텁다는 생각을 가진 아마추어라면 이런 장면을 눈여겨 봐두는 게 좋다.
흑 45로 46의 곳을 끊거나 그냥 49의 곳으로 젖히면 백 47로 젖혀 반격할 수 있다는 게 백 44의 역할이다.
백 50으로 두칸 뛴 수가 미묘하다. 견실한 수비도 아니고 그렇다고 위력적인 반격도 아니다. 당장 흑 `나'로 차단하는 수는 없지만 뭔가 엷다. 흑 51부터 57까지 3선을 기며 눌러 참는 이유도 흑 `나'의 노림이 있기 때문이다. 검토실 일각에서는 어차피 엷은 맛이 남는 바에야 백 50으로는 백 1로 한발 더 뛰는 게 효율적이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었는데.
문제는 흑 8로 차단한 다음 백 9, 11로 건너붙여 끊으면 흑 12로 빳빳하게 서는 반격수단이 만만치 않다는 것. 흑 12로 A의 곳에 단수치면 백 B, 흑 C, 백 12로 피차 겁나는 패다.
아무튼….
< 해설.김재구 8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