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부활의 나래

기사입력 1996년 09월 01일 15시 40분

## 일화전 2골…팀 패배 직전서 살려 부산 대우의 `억대 스타' (27.MF)가 마침내 웃었다. 찔끔찔끔 거북걸음으로 정상을 향하더니 드디어 고지를 점령한 것이다.

8월의 마직막 밤, 동대문운동장에서 벌어진 대우-일화전. 는 1-3으로 패색이 짙던 후반, 2골을 몰아치며 팀을 수렁에서 건졌다.

원맨쇼였다. 1경기에서 2골. 정말 오랜만이다.

예년같으면 다반사지만 유난히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던 올해 처음있는 경사다.

뜸을 들일대로 들여서일까.

이날 의 부활 몸짓은 `태극스타'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공격과 수비, `양수겸장' 임무의 사이드어태커가 제격이면서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돌파 어시스트 슈팅 어느한 곳 나무랄데 없는 완벽한 플레이로 예의 모습을 재현했다.

공격 듀오로 나선 정재권 샤샤()가 마음껏 천마의 다리를 흔들어 놓을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종횡무진 덕이었다.

붙박이 태극마크로서 대표팀과 올림픽팀을 쉴새없이 드나들던 올해, 전기리그 성적표라야 불과 6경기 출전에 2골.

김주성으로 부터 주장완장을 물려받으며 사상 처음으로 억대 연봉에 골인했던 그로서는 늘 어깨가 무거웠다.

더욱이 대표선수로는 제 몫을 다하면서도 정작 `안방 살림'을 제대로 꾸려가지 못했던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 “이젠 컨디션 회복…대우 첫승에 일조하겠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지난달 24일 전남전(광양)서 70일만에 골 맛을 보며 `조짐'을 보이더니 드디어 `컴백'한 것이다.

한번 물이오르면 진득하면서도 매섭게 타오르기에 주위의 기대도 크다.

문제는 3무1패로 아직 첫 승을 올리지 못한채 침체에 빠진 팀이다.

김태수 감독대행 체제가된지 2개월째를 맞는 과도기속의 힘겨운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야 원위치로 돌아온 기분이네요. 팀도 빨리 정상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부산 홈팬들마저 ` 뭐하느냐'고 꼬집을때면 밤잠을 설칠정도였다는 `순둥이' 의 소박한 바람이다.

< 양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