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국]‘가을승천’ 담금질 ♣
기사입력 1996년 08월 31일 14시 05분
`이번엔 내 차례.' 천안 일화의 한정국(25.MF)이 비상을 꿈꾸고 있다.
그동안의 밋밋한 활약에서 벗어나 새롭게 날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한정국은 신태용과 더불어 일화의 간판으로 꼽히는 축구스타.
매주 예닐곱통씩의 팬레터를 받을 정도로 여성팬들에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성적은 늘 명성에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
데뷔 첫해인 94년에 1골, 1어시스트, 그리고 작년시즌엔 2골을 얻는데 그쳤다.
이같은 현상은 올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아디다스컵 4경기에 출전했지만 공격포인트는 없었고, 전기리그 14경기에 이어 후기리그 4경기를 뛰었지만 그가 기록한 성적은 2어시스트가 고작이다. 한정국이 자신을 모질게 다잡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명색이 국가대표 출신으로서 자신의 활약이 주위의 기대치에 영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존심 상하는 것이다. 특히 신태용 박남열 등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팀 선배들이 후기 리그 들어 더욱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점에서도 적잖은 자극을 받고 있는 터다. 요즘들어선 "한정국도 뭔가를 보여줘야할 때가 됐다"는 주위의 관심어린 지적도 심심찮게 나올 정도다. 그렇다고 그의 움직임이 무기력한 것은 결코 아니다.
공격포인트만 없었다 뿐이지 팀내에서 차지하는 그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작년시즌 포항과의 챔피언결정 1차전서 천금의 결승골을 낚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고, 지난 7월31일 창원에서 벌어진 일본 벨마레와의 제2회 아시안슈퍼컵 1차전에서는 2골을 뽑아 그랜드슬램 달성의 초석을 다지기도 했다. 스타답게 큰 경기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온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도 잘 알고 있다. 이젠 정규리그에서도 뭔가를 해내야 한다는 사실을. 과연 한정국이 어떻게 달라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