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아장사] 윤석찬 지극한 효심 ♣
기사입력 1996년 08월 31일 13시 43분
## 호주대회 참가후 부모님께 팩스로 문안인사 농아장사(聾啞壯士) 윤석찬(24.세경진흥). 그는 이곳 호주 에 도착해 첫날밤을 보낸뒤 31일 새벽 숙소인 에어포트 힐튼호텔 프런트에 내려가 안양에 계신 부모님에게 한장의 팩스를 보냈다. "안녕하십니까. 무사히 도착해 잘 지내고 있습니다."
보통사람같으면 전화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그는 하는 수 없이 글로 `문안인사'를 대신한 것이다. 지난해의 독일대회에 이어 이번 `96 호주천하장사대회'는 두번째 외국원정.
1년에도 서너차례씩 외국에서 경기를 갖는 다른 종목에 비해 씨름은 외국에 나갈 기회가 좀처럼 없어 한번 해외원정을 나가면 몸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한다. 이탓에 그는 출발하기 전에도 하루 10시간의 강훈련을 해왔지만 이곳에 도착하고 나서도 경기준비에 여념이 없다. 안양으로 팩스를 보내고 나서는 곧바로 옷을 챙겨입고 몇발짝만 나서면 눈에 펼쳐지는 해변을 8㎞나 뛰었다. 한국의 초겨울을 연상케하는 쌀쌀한 날씨에다 바닷바람까지 겹쳐 몸이 다소 움츠러들기는 하지만 1 84, 124㎏의 거구를 이끌고 `이십리길'을 단숨에 뛰고 나니 몸엔 어느새 흥건하게 땀이 밴다. 초반에 탈락한 지난해 독일대회의 부진한 성적을 재현하면 안된다는 마음속의 다짐이 있어 더욱 몸이 달아오르는지도 모른다. 약 40분동안의 `해변로드워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온 그는 샤워도 하지않은채 다시 헬스장으로 내려가 윗몸일으키기와 자전거페달밟기등의 `후속 트레이닝'을 마치고서야 아침식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