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드롬] 사랑의 임상실험 방정식
기사입력 1996년 08월 30일 16시 38분
## 이상형 상대 공략위해 제3자를 희생양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사랑의 모르모트신드롬'이 일고 있다. 이상형의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 제3자를 사랑의 임상실험 대상자로 삼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것.
이는 여러명의 이성과 사귀는 멀티플 러브의 일종으로 주된 목적은 각 이성에게 여러가지의 구애나 사랑의 테크닉을 구사, 가상훈련을 실시하고 효과를 검증해 본 뒤 진짜로 마음에 둔 여자에게 적용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이현수군(19.C대 1년)은 "요즘 친구들 사이에 사랑실험대상자를 찾기 위한 미팅이 붐을 이루고 있다"면서 "그동안 딱지를 많이 맞았지만 친구들의 권유로 사랑의 임상실험을 한 뒤 멋진 여자친구와 사귀게 됐다"고 좋아했다. 그러나 이런 신세대식 사랑법은 결국 버림을 받게 되는 운명에 처한 제3자에게 있어 충격이 일본제국주의자들의 생체실험을 방불케 해 `사랑의 마루타'로도 불리고 있다.
황민희양(22.Y대 4년)은 "졸업을 앞두고 미팅제의가 많이 들어온 것은 물론 그럴듯한 상대들로부터 프로포즈를 받아 좋아했는데 알고보니 실험용 모르모트가 되고 말았다"면서 "사실 별 것도 아닌 사람한테 차인 것도 분하지만 마루타신세가 되고 만 게 분하고 억울하다"고 울분을 참지 못했다. 이런 사랑의 모르모트 바람이 열기를 더해간 건 지난 6월초 -2TV에서 `썩세스클럽에 간 사나이'라는 드라마게임이 방영된 이후.
이 드라마는 노총각인 이 직장동료인 을 사랑하지만 고백을 못하고 있는 가운데 소위 노총각들의 결혼학원이랄 수 있는 `썩세스 클럽'에 가입, 역시 동료인 을 문수진 공략을 위한 실험용 교두보로 삼는다는 내용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사랑의 모르모트는 드라마에서처럼 당초 생각과는 달리 실험대상이었던 이성과 연결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한다.
임소선양(25.회사원)은 "실험용 모르모트 삼기위해 한 남자를 소개받았는데 알고보니 그 사람이 진국이었다"면서 "그동안 못된 짓을 한 게 미안해서라도 더욱 사랑을 해주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 한호철 명예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