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평정] 필 미켈슨 '태풍의 눈'
기사입력 1996년 08월 30일 16시 29분
`천재 골퍼' 필 미켈슨이 (미국프로골프) 평정에 나섰다.
26일 끝난 월드 시리즈에서 미켈슨은 정상에 오르며 37만8천달러의 상금을 챙겼다.
올시즌들어 4번째 우승을 이룬 미켈슨은 올해에만 1백57만4천799달러(약 12억6천만원)를 벌어들였다.
지난시즌 그레그 노먼이 작성한 한시즌 최다상금 기록(1백65만4천959달러)에는 8만160달러까지 육박했다.
앞으로 15번의 공식대회가 남았으니 최다상금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은 물론이고 한시즌 상금 2백만달러의 고지를 점령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출 4년을 갓 넘긴 미켈슨은 이미 9번의 우승으로 왼손잡이 최다우승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평정마저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여지는 미켈슨은 이제 겨우 26세.
원래 오른손잡이인 미켈슨이 어린시절 연습장에서 아버지의 스윙을 마주 바라보며 따라하다 왼손잡이가 된 사실은 유명하다.
미켈슨의 최대강점은 신기에 가까운 숏게임.
특히 웨지를 이용한 그의 기술은 가히 천재라는 명성에 손색이 없다.
웨지를 휘둘러 공을 180도 뒤로 보내거나 풀스윙을 하는 듯한 폼에서 3,4m 앞에 깃털처럼 떨구는 기술, 그린 위에서 스파이크 자국을 피하기위해 퍼터 대신 피칭 웨지로 공을 홀컵에 집어 넣는 장면등은 이미 신화적이다.
2주전 미瑢슨은 메이저대회인 챔피언십에서 3라운드 중반까지 리드하다가 막판 부진으로 공동 8위에 머무는 수모를 당한 후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월드시리즈가 벌어진 주 애크론의 파이어스톤 컨트리 클럽의 마지막 4라운드 16번 홀에서 미켈슨은 그의 진가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625야드의 장거리 파5홀에서 미켈슨은 3번째 샷을 위해 피칭 웨지를 잡았다.
130야드 남짓한 거리의 그린 바로 앞에는 연못이 있고, 홀컵은 그린 중앙에서 약간 연못쪽에 자리잡은 위험한 지점.
미켈슨이 친 공은 그린 상단에 떨어지더니 6m 이상을 뒤로 굴러 홀컵 50㎝앞에 멈췄고, 미瑢슨은 버디를 잡으며 승리를 굳혔다. 대학시절 이미 프로대회에서 우승하며 미래의 스타로 각광을 받았던 미켈슨은 정교하고도 치명적인 숏게임을 앞세워 군웅할거의 판도 평정에 한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