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경] '이번엔 야누스 여인'
기사입력 1996년 08월 29일 15시 09분
**'그는 나에게 지타를…' 순수-현실적 이미지 두 얼굴 연기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의 열연으로 더이상 예쁜 배우 아닌 연기로 승부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이 또한번 연기변신에 도전한다. 의 야심작은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구성주감독한시네텍 제작).
10대 후반의 감성적인 소년()과 풋풋한 사랑을 나누기도 하고, 비밀을 간직한 채 소년의 형(김갑수)과 결혼해 속물스런 삶을 살아가는 혜숙이란 여인이 의 캐릭터.
"`돼지가…'이후 출연요청작품들이 까다로운 게 많아졌어요. 성격을 분석하기도 쉽지 않고, 연기하기도 쉽지 않아요."
겸손한 입장을 나타내고는 있으나 을 캐스팅한 구성주감독은 에 거는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닌 눈치. 순수해보이면서도 현실적인 이미지를 갖춘 배우는 말고 다른 배우를 생각할 수 없었다는 게 구 감독의 캐스팅 변.
실제로 아름답지만 다소 냉정한 성격의 소유자이며, 소년의 방황에 1차적인 원인을 제공해주는 혜숙이란 인물과 은 외견상으로도 딱 들어맞는 느낌.
멜로드라마의 구성이지만 관능적인 사랑이나 운명적인 만남과 갈등, 심지어는 약간의 변태성도 가미된 탓에 의 임무는 `돼지가…'의 경우처럼 막중한 상태. 남자주인공들인 김갑수와 을 상대로 은 만만찮은 연기경륜을 펼쳐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통속적인 추락은 막되 영화적 재미를 놓쳐서는 안되는 게 구 감독이 에게 기대하고 있는 숙제.
"탐이 나는 역할이어서 선뜻 하겠다고 나섰으니까 욕심을 부려야죠."
다소곳한 의 표정에서 내뿜는 각오가 심상찮은 결과를 예상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