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프팅]밀림사이로 '노 저어라'
기사입력 1996년 08월 28일 15시 10분
**원시림-협곡 6km 스릴 만끽 … 우기엔 더 좋아
발리에서의 래프팅은 `환상적'이다.
정글 사이를 뚫고 흐르는 급류를 타고 가는 짜릿함과 창을 든 부족들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느낌을 주는 섬뜩한 계곡을 누비는 설렘은 어떤 레포츠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누사두아 비치로부터 차로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라만의 수메야융 계곡은 래프팅의 모든 요건을 완벽히 구비한 곳이다.
울창한 원시림과 열대 야자수,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협곡과 낙차 큰 폭포 등…. 변화무쌍한 주변 경관에서 잠시도 눈을 떼기 힘들게 만든다.
래프팅 출발지인 레사페탕은 약 200m의 고원지대에서 가파른 계단길을 30여분 계속 걸어내려가야 나온다.
보트가 있는 곳에 닿을 때쯤이면 경사가 급한 길을 걸어내려오느라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다. 무더운 날씨 탓에 땀도 후줄근하게 배는데, 준비 운동을 철저히 하는 셈이다.
이윽고 3명씩 보트에 탄다. 현지 가이드들도 3~4명씩 따라붙는다.
이곳 안내인들은 기본적인 우리나라말을 곧잘 구사한다. 래프팅에 필요한 `앞으로'와 `뒤로'는 물론 `사랑해요', `안녕하세요' 등을 타이밍 맞춰 쓰는 것이다.
심지어 남성의 성기를 연상시키는 바위 이름까지도 우리나라 말로 가르쳐줘 웃음을 자아냈다.
출발소리와 함께 노를 젓자마자 수백마리의 박쥐떼가 퍼드득거리며 하늘을 까맣게 뒤덮는 장관에 처음부터 아연 기가 질린다.
박쥐가 아니라도 계곡을 덮고 있는 울창한 원시림은 낮과 밤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가다보면 군데군데 폭포수를 만날수 있는데 안내인들은 폭포수 밑으로 보트를 끌고 간다.
높이 50m 정도의 폭포수는 물줄기가 얼마나 센지 그 아래에 있으면 작은 몽둥이로 온몸을 얻어맞는듯 얼얼하기만 하다.
바닥이 평평하고 넓은 지점이 나오면 수영도 하고, 평평한 바위 위에서는 미끄럼을 타며 물속으로 빨려들기도 한다.
약 5~6㎞정도의 코스를 지나 도착지인 스카르무티 페탕까지 오는데 1시간30분 정도가 걸린다.
이곳 래프팅 가이드중 최고참인 아궁씨(26)는 "하루 평균 30명 정도의 외국인들이 이곳에서 래프팅을 즐긴다"면서,
"특히 급류에 휘말리거나 물을 뒤집어쓰면서도 노를 절대 놓지 않는 한국 여성들의 `우먼 파워'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발리 래프팅은 연중 즐길 수 있으나, 우기인 11월부터 1월까지는 수량이 크게 불어나 더욱 재미난 래프팅을 즐길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곳에서의 래프팅 비용은 1인당 65달러(약 5만원 정도).
발리 래프팅 투어는 해양소년단 항공연맹(02-511-0222)에서 추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