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시사회] 열화전차 ♣

기사입력 1996년 08월 28일 14시 43분


## 박진감 넘치는 모터 사이클 레이스“짜릿” 근년들어 국내에 소개된 영화중엔 `왕가위 열풍'이 두드러졌지만 31일 개봉되는 `열화전차'의 이동승 감독도 주목해야할 의 시네아티스트임에 틀림없다. `열화전차'는 뛰어난 영상감각과 함께 과 대만 개봉에서 6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흥행성도 갖춘 영화다.

@@ 유덕화-양영기 눈물겨운 사랑 잔잔한 감동 주인공은 영화의 영원한 영웅 유덕화. 유덕화는 총을 들고 나오는 영웅은 아니지만 가장 평범하면서도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유덕화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열화전차'에서 유덕화는 결손가정에서 자라나 모터사이클의 스피드에서 위로를 찾는 레이서 아화역.

`천장지구'에서 유덕화가 오천련을 뒤에 태우고 오토바이로 질주하던 모습이 여성팬들을 매료시켰지만 `열화전차'의 유덕화는 모터사이클 때문에 희열과 좌절을 느끼고, 여자친구와 갈등을 일으킨다.

유덕화의 상대역은 동그란 뿔테안경을 쓰고나와 청순한 매력을 발산하는 양영기.

영화는 박진감 넘치는 모터사이클의 레이스에 관객을 동참시키며 손에 땀을 쥐게 하지만 유덕화와 양영기의 사랑이야기에 대한 심리묘사에 보다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열화전차'에서 보여주는 사랑도 결코 맹목적이거나 영웅적이 아닌 현실적인 사랑이야기이다. 오래된 여자친구에 대한 약간의 권태로움과 무관심, 하지만 결코 그녀가 없다는 것은 상상하기 싫은, 깊이있는 사랑이 그려지고 있다. 이들의 갈등은 유덕화가 한번의 큰사고를 치른 후 극에 달한다.

유덕화가 위험천만한 모터사이클을 다시 타는 것을 극구 반대하는 양영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모터사이클을 타는 유덕화.

특히 유덕화와 그의 라이벌로 나오는 오대위가 벌이는 마지막 로드레이스는 이동승 감독이 카레이서 출신인 탓인지 실감나는 연출로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스피디한 영상속에 부딪힐 듯 다가오는 장애물은 극중 유덕화의 심리처럼 관객들도 사고에 대한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남자들의 레이스, 소홀했던 사랑에 대한 확인이 이어지는 라스트 처리도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네가 불구가 되어도 난 널 좋아할거야, 하지만 죽으면 안돼"라는 대사처럼 눈물겨운 사랑이야기를 좋아하는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영화다.

< 안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