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가을비 촉촉히 내리는 지금-LG는 한겨울
기사입력 1996년 08월 28일 14시 17분
**천감독대행 '휴일=강훈'
가을비가 전국을 적시는 가운데 엔 벌써 `한파'가 밀어 닥쳤다.
`가을축제'에 초대받지 못해 긴장의 끈을 늦췄던 선수들은 매일 초죽음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비로 경기가 취소된 27일 오후 잠실구장.
천보성 감독대행은 직접 글러브를 끼고 비오는 운동장으로 뛰어나갔다.
"헤이 레츠 고, 몸이나 풉시다."
천감독대행의 뒤를 따른 4명의 코치들은 2군에 내려가 있는 동안 몸무게가 90㎏을 넘어선 투수 차명석에게 달라 붙었다.
그리고 잡을듯 말듯한 `펑고 볼'이 30여분간 날아갔다.
인간이 낼수 있는 온갖 비명을 다 지른 끝에 훈련을 마친 차명석은 코치들이 모두 라커룸으로 철수한 뒤 잔디위에 기절하듯 쓰러졌다.
얼굴엔 비가 퍼붓고 있었지만 일어설 기력도 없는듯 했다.
최근 엔 `자비심'이 사라진지 오래됐다.
달력에선 아예 휴일까지 지워졌다.
전지훈련도 6일훈련 뒤 상황을 봐 쉰다는 계획이다.
천감독대행은 "힘에 겨운 선수는 경기에서 제외해 쉬게 해주겠다"고 말하고 있다.
휴일로 예정됐던 26일도 선수들은 구리구장 20바퀴를 돌았다.
천감독대행이 직접 달리기에 나서자 코치들까지 뛰었다.
다음날 코치들은 팔다리를 주무르며 "아이고" 곡소리를 합창했다.
김인식 3루주루코치는 "야구는 정신력 싸움인데 체력이 그 바탕이다. 3루타를 치고 2루베이스를 돌때부터 지치는 선수가 한둘이 아니다"고 말한다.
구단 고위관계자나 천감독대행 자신의 말을 종합하면 내년에도 는 이 체제가 그대로 지속될 전망이다.
찬바람이 쌩쌩부는 에선 요즘 "싫으면 벗어라"는 말이 새어 나올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