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 '무조건 첫골 넣어라'
기사입력 1996년 08월 27일 15시 54분
**선제골=필승 판단 기선제압 특명 "선제골을 넣어라."
전남 허정무 감독의 엄명이 떨어졌다.
지난 6월초 전남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천신만고 끝에 팀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던 허감독이 선수들에게 선제골을 요청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선제득점을 내줬다하면 대부분의 경기서 고배를 마시기 때문이다.
승부세계에 있어서 가장 짜릿한 맛은 역시 역전승.
그러나 전남이 그 극적인 쾌감을 맛본 기억은 너무도 아스라하다.
지난해 4월1일 포항과의 원정경기서 후반에 내리 3골을 퍼부으며 3대1로 뒤집어 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경험한 역전승이었다. 이후 선제골을 내줬다하면 십중팔구 지거나 잘해야 무승부였던 것.
물론 첫골을 잡았다고 100% 승률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전남이 선제골을 넣은 후 뒤집기 패배를 당한 적도 2차례 밖에 없다. 그만큼 골을 지키는데는 일가견이 있다는 얘기다.
"선수들의 프로 경력이 짧은게 가장 큰 문제다. 거기다 승부근성까지 다른 팀 선수들과 비교해 아직 모자라다는 점도 우리 팀이 역전승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이다." 결국 허감독이 내린 결론은 `선제골=필승' 공식.
전반 초반에 승부를 내지 못하고 상대팀에 선취골을 내주게 되면 어김없이 끌려가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부산 대우와의 광양경기서 무려 19개의 슈팅을 퍼붓는 등 일방적인 우세에도 경기초반 한차례 역습을 허용하는 바람에 어렵사리 무승부를 엮어낸 것만 봐도 이같은 방정식이 도출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어쨌든 허감독으로선 특출난 용병 골잡이를 수입하기 전까지는 이러한 `초반 대세론'을 유지시켜 나갈 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