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세대 '줄리의 법칙' 등장
기사입력 1996년 08월 27일 15시 21분
**행운이 마음속 바램을 통해 훗날 현실로…
**''에 경험자 에피소드 접수되며 유행
샐리의 법칙, 머피의 법칙에 이어 `줄리의 법칙'이 등장, 신세대들 사이에 급속히 번지고 있다.
줄리의 법칙이란 모든 행운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잠재의식을
통해 필연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 즉, 너무 사고 싶었지만 품절이 돼버린 립스틱을 훗날 선물로 받게
된다거나 고교시절 짝사랑하던 여학생을 10년뒤 미팅에서 만나 결혼을 하는 일 등을 뜻한다.
이는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바랐던 일이 현실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우연한 기회에 행운을 잡는 샐리의 법칙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줄리의 법칙이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중순 홍보팀이 PC통신 을 통해 이 법칙을 실제로 경험한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모으기 시작한 뒤부터.
두달여가 지난 현재 에 접수된 에피소드는 무려 500여건으로 이 가운데는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기이한 현상들이 적지 않다.
대학원생 김주희씨(29.여)는 "얼마전 선을 봐서 만난 동갑내기 남자와 결혼했는데 알고보니 초등학교때 짝사랑하던 남학생이었다"고 말했다.
CATV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는 유환기씨(30)도 비슷한 케이스. 대학에서 문예창작과를 전공한뒤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4년간 `백수'시절을
보냈는데 올초 방송사 아르바이트 자리에 나갔다가 대학 선배의 눈에 띄어 방송작가로 발탁됐다는 것.
머피의 법칙을 역이용해 줄리의 법칙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대학생 김진만군(25. 4년)은 "버스를 기다리다 지쳐 담뱃불을 붙이면 금세 버스가 와서 새담배를 버리곤 했다"면서 "얼마전부터는
아예 담배하나 버리는 셈 치고 정류장에서 담배를 피워물면 곧바로 버스가 온다"고 말했다.
김군은 또 "머피의 법칙을 호소하는 친구들은 모든 것을 운명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짙다"면서 "반면 줄리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믿으면 늘 좋은
일만 생기는 것 같고 적극적으로 운명을 개척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처럼 줄리의 법칙이 유행하게 된 것은 최근들어 초의식이나 전생 등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무의식적 소망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신세대들이 크게 늘어난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나미 신경정신과 원장(36)은 "세상에는 의식적인 행위보다는 초의식적인 현상에 의해 벌어지는 필연적인 현상이 훨씬 더 많다"면서 "줄리의
법칙은 운명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진취적인 사고방식이 반영된 신세대들의 자아표현"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