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화제] '불 이발' 아시나요
기사입력 1996년 08월 27일 15시 13분
**美 워싱턴DC 이발사 산토로 '머리태우기' 30년 **'자연유지' 녹여 머리 안빠지도록 막 형성 미국 워싱턴 DC의 이발사 피에트로 산토로는 머리를 `깎지' 않는다.
그렇다고 빗질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산토로가 애용하는 도구는 가위나 바리캉이 아니라 바로 `불'.
머리카락 타는 냄새가 그리 손님들에게 좋은 느낌을 주지는 못할 것 같지만 최근 `피플'지에 따르면 산토로는 훌륭하게 성업중이다. 산토로는 워싱턴 DC의 캐피탈 힐튼 호텔에 있는 의자 7개짜리 이발소에서 많은 유명인사들의 머리를 태웠다. 보통 1명당 15분 정도 걸리며 가격은 26달러(약 2만원). 공화당의 대통령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패트 을 비롯, 국장인 데이빗 케슬러등이 그의 손님. 그러나 케슬러는 머리칼에 불이 붙자 공중으로 펄쩍 날아오른 뒤 다시는 찾지 않았다고. 반면 15년째 산토로를 찾는 미국 영화협회장 잭 발렌티는 산토로가 어깨에 재떨이 담요를 두르고 머리에 불을 지르면 "안도감을 느낀다"고. "이 덕분에 나는 여태 가 안 되고 있죠." 산토로는 `불 이발'이 머리카락을 새로 나게 하진 못하지만 남은 머리카락을 지키는데는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불의 열기로 녹은 머리의 `자연 유지'부분이 식으면서 머리가 빠지지 않도록 막을 형성한다"는 것.
"산토로가 하는 짓이라곤 구역질나는 머리 타는 냄새밖에 없다"는 반대파도 있지만 "실제로 효과를 봤다"는 사람도 만만치 않다. 시칠리아에서 `불 이발'을 배운 산토로에 따르면 지중해 연안에서 이 방법은 상당히 대중적인 이발법이라고. "할아버지는 늘 내가 최고가 될 거라고 말씀하셨죠." 지난 67년부터 워싱턴 DC로 진출한 산토로가 가장 태워보고 싶은 머리는 바로 대통령의 머리. "대통령 머리를 깎는다면 좋겠죠. 하지만 내 가게에 오시는 손님은 전부 대통령이나 마찬가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