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21] 한국예술의상협회 창립기념 의상전
기사입력 1996년 08월 27일 14시 43분
## 독특한 예술의상 환경보호 나섰다 ## 교수 - 디자이너 42명 참가 - 100여점 전시 실용성보다 예술성을 강조한 예술의상전이 마련된다. 지난해 연말 패션의 문화화와 산학협력 차원에서 국내 의상관련학과 교수 25명, 톱디자이너 25명이 창립한 한국예술의상협회(KAWA.회장 배천범)가 31일부터 9월 24일까지 예술의 전당 미술관(3층전관)에서 `환경 21'을 주제로한 창립기념 전시회를 여는 것. 이 전시는 배천범 박민여 금기숙씨 등 대학교수들과 디자이너 김동순 루비나 박항치 진태옥씨 등 총42명이 참가, 1백여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미술의상'이라고도 불리는 `예술의상'은 말그대로 창의력과 작가정신으로 제작된 예술성 짙은 옷으로, 입을 수 있는 아트 투 웨어(art to wear)와, 전시를 위한 입지 못하는 예술의상(unwearable art)로 나뉜다. 이번 예술의상 전시회는 이 두가지를 모두 포함한 것으로, 평소 소비자의 기호에 묻혀 사는 디자이너에게는 무디어지는 예술 감각을 살리는 자기계발의 계기로, 또 평소 활동무대가 적은 의상관련학과 교수들에게는 현실 감각과 잠재력 발휘의 기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예술의상은 60년대 무렵 세계적인 흐름의 하나로 생겨났다. 를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는 `패션=예술'이라고 인식, 특별히 예술의상을 부각하지는 않는 편이지만, 예술의상이 가장 활발한 미국에는 뉴욕과 등지에 미술 의상 전문화랑까지 있다. 또 `아트 투 웨어(Art to Wear)'라는 책을 내 예술 의상 대중화에 앞장서온 데일이라는 작가는 뉴욕에서 갤러리를 열고 미술의상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예술의상전이 처음 시작된 것은 87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현대 미술의상전'이라는 이름으로 대학교수, 섬유예술가, 디자이너들 25명이 모였었다. KAWA의 회원도 당시 모인 멤버들이 주축이 됐다. 이 전시회는 88년까지 국립현대 미술관에서 열린후 미술계의 반대의견속에 중단됐으나, 패션디자이너들의 관심도는 높아 `세계패션그룹 한국지부' 여성디자이너들이 93년부터 전시 또는 쇼의 형태로 예술의상을 선보였고, 94년에는 남성디자인그룹인 CDG에서 예술 의상을 선보였다. 또 지난해 국제적인 행사로 치러진 행사의 일환으로 `국제미술의상전' 등이 열려 패션도 순수미술장르가 될수 있음을 공개 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주제대로 21세기를 앞두고 환경보호를 주창하는 내용. 산업 폐기물과 쓰레기 등 재미있는 소재를 기발하게 재활용한 것들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산업사회의 폐해를 고발하기도 하고, 정화를 희구하기도 한다. 소재들은 비닐 호스, 비닐, 폐타이어, 쓰다남은 천, 콘돔, 금속망, 철사, 장갑 등 다양하다. 콘돔속에 물을 넣고 주렁주렁 매달아 등을 경고한 작품(한혜자씨), 아크릴 박스와 금속망을 이용, 여성의 인체를 표현한 작품(김동순씨), 와이셔츠와 형형색색 물들인 면장갑을 응용한 코트(박민여교수), 철사와 실크 노방을 엮어 연꽃을 상징한 드레스(금기숙교수), 고목에 새순이 피는 것을 표현한 드레스(루비나씨), 폐타이어와 금속을 이용한 사이버룩(박항치씨), 빨간 플라스틱 셔츠 가슴에 검은 나무막대를 관통시켜 전자파를 경고한 작품(배천범교수), 실크로 한국의 자생화를 표현한 작품(진경옥교수) 등…. 얼마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국제복식학회 및 `국제미술의상전'(7월 29일~ 8월 18일)에 일본 대만 국내 교수들과 참가하고 돌아온 배천범 회장은 "세계 각국에서 예술의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하고 "패션의 예술 문화적 가치를 재인식하는 전시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