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권경업씨] 네번째시집‘산정노숙’발간 ♣

기사입력 1996년 08월 26일 16시 24분


## 시구절 마다 산내음 '물씬' 산악인이 4번째 시집을 발간했다. 최근 시집 `산정노숙'(빛남출판사 간)을 펴내 화제의 인물이 되고 있는 부산의 대표적인 전위 클라이머 권경업씨(44).

"높이 오르려고만 하지말고 깊고 넓게 올라야 합니다. 산을 타는 것은 인생과도 비슷하다는 느낌이에요."

권씨가 최초의 산악시인으로 입문하게 된 동기는 좀더 폭넓은 산악문화를 정착시키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서구의 현대등산에 기초를 두고 있는 `정복'이라는 면보다는 산의 `질적인 가치'에 더욱 비중을 둬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

"서구의 정복개념으로 인한 산의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는 심각한 지경입니다. 산악문화의 양성이 절실한 때이죠."

지난 82년 의 파빌봉(7,102m) 원정대의 등반대장으로 활약했던 그는 이후 정복론자에서 환경론자로 탈바꿈했다.

이같은 생각은 90년 10월부터 91년 9월까지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더욱 굳어졌다.

"가는 곳마다 역사적 애환을 느낄수 있었고, 국토의 아름다움을 새삼 깨닫게 됐어요. 한국인에게 산은 단순한 스포츠이상의 숭고한 의미가 있다는 확신도 얻을 수 있었죠."

권씨는 이 때의 경험을 토대로 월간지에 연작시 `백두대간'을 1년여에 걸쳐 실으며 산악시인으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두번째 시집 `삽당령'과 세번째 시집 `내가 산이 될때까지'를 잇따라 펴냈다.

산악인이자 시인으로서 그의 시관은 젊음을 송두리째 산에 바친 산행경험을 이땅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보편적 정서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것.

권경업씨는 지난 80년 결혼한 정금숙씨(42)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 나성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