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조한승 초단 ●최규병 7단 ♣
기사입력 1996년 08월 26일 16시 14분
## 본선 토너먼트 제8국 제8보 (143~179)=백 144는 단순하게 `몇집 추가'를 목적으로 하는 나약한 패착. 아니, 어쩌면 결과론으로 단순하게 `나약하다'고 비난할 일은 아닌지도 모른다. 아직 어리다고 하지만 조한승 소년도 분명한 프로다. 어쩌면 습관적으로 단수를 아끼는 프로들의 속성이 소년의 손길을 144로 잡아 이끈 것은 아닐까. 대개 단수쳐 상대방을 잇게 해주는 것은 속수에 해당하지만 여기서는 의 백 1로 단수치고 흑 2 때 백 3으로 꽉 이었으면 오히려 흑이 곤란했다. 흑 4로 뻗어도 백 석점을 잡는 수는 없다. 백 5로 빳빳하게 세워 당장 A의 약점이 노출되고 흑 두점이 궁지에 몰린다. 또 의 백 1쪽으로 몰고 잇는 수도 있다. 흑 2, 백 3 이하 백 5까지. 이 그림도 흑이 좋을 게 없다.
무척 어렵게 찾아든 기회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흑 145로 꽉 이을 때 백 146으로 올라서서 우변 백진에 살이 붙었지만 흑 151, 153으로 공배나 다름 없던 중앙에 흑집이 생겨 별 이득이 없다.
흑 155로 기민하게 좌상쪽 한점을 살려온 것도 컸다. 159, 163 비교적 신중하게 이어지던 최 7단의 손길이 조금씩 빨라져 종국을 서두르는 모습이 역력하다. 흑 179. `승부 끝!'이라는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펴지는 것 같다. < 해설.김재구 8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