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조한승 초단 ●최규병 7단
기사입력 1996년 08월 25일 16시 01분
제7보 (125~143)=흑의 리드는 반면 10집 정도. 덤을 제하면 4, 5집. 아마추어들의 바둑에서는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는 미세한 차이지만 프로들에게는 느낌이 아득한 거리다.
흑 131부터 137까지. 활용할 곳이 보이면 철저하게 활용하고 가는 성향. 최규병 7단의 기풍은 곧게 쭉 뻗은 직선을 연상 시킨다. 쉽게 구부러지지 않는 그것이 때로는 강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장애가 되기도 한다. 최 7단의 바둑에 절실하게 요구되는 `무엇'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발상의 유연성'일 터.
그러나 저러나 입단 첫해에 본선진출이라는 쾌거로 바둑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온 조한승 소년이 `오늘은 왠지'소극적인 자세로 이끌려가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흑 139. 중앙타개의 맥점. 표적(?)이 먼저 움직인다. 백 142에 강렬한 이단토스. 중앙 흑 일단이 이렇게 쉽게 풀려나가면 백
의 두터움은 점점 가치를 잃게된다. 뭔가 백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한데》.
바둑화제 하나. 현대인은 기록을 좋아한다. 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이유도 스타들의 다양한 개인기록을 일일이 비교해보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바둑도 못지 않은 기록경기다. 따지고 보면 바둑만큼 세밀한 기록경기도 없지 않나 싶다. 최근 일본에서 발간된 `바둑 데이터북'을 보면 바둑이 얼마나 다양하고 재미 있는 기록의 게임인지 알게된다.
그 중에서 `일본기원 소속 톱프로 15인의 흑백 승률'을 살펴보았더니 흑의 승률이 68.1%, 백의 승률이 61.6%.
특이하게도 젊은 호랑이 류시훈 7단은 백의 승률(77.3%)이 흑의 승률(76.4%) 보다 높았다. 그만큼 류시훈의 바둑이 적극적인 스타일이라는 얘기가 되는데 류시훈은 흑백 양쪽에서 15인의 톱프로 중 가장 높은 승률를 기록해 `최고 중의 최고'라는 영예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통산대국 및 다승부분(1960년부터 1995년까지로 사카다 에이오 9단 제외)에 임해봉 9단이 1012승 597패 1무승부로 1위에 올랐고 가토 마사오 9단이 1008승 502패, 3빅1무승부로 2위, 열혈남아 조치훈 9단이 923승 436패 3빅 3무승부로 3위에 랭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