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이현석] 호랑이'숨은 발톱'진가
기사입력 1996년 08월 25일 15시 31분
"김현석 말고 이현석도 있다." 울산 현대 감독이 이현석 자랑으로 정신이 없다.
올시즌이 시작되기전 해결사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됐던 이현석(28.MF)이 마침내 후기리그 들어 진가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리그에서 출전기회가 적어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이현석은 후기리그에서 2경기 연속골로 기세를 올리고 있다.
승부처에서 교체멤버로 투입돼 100 를 11초8에 주파하는 빠른 발을 바탕으로 상대수비진을 교란하는 임무를 확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지난 18일 천안 일화전에서는 4번째골, 22일 전북전에서는 결승골을 잡는 `영양가 있는 플레이'를 해냈다.
지금까지 이현석은 경기력 보다는 독특한 이력으로 팬들에게 어필했다.
프로축구판에서는 보기드문 출신에다 현대 선수중 스피드가 가장 뛰어나 코칭스태프의 관심을 끌었다.
또 부친 이영근씨(57.외환은행)가 60년대 국가대표로 활약한 축구집안이라는 것도 그를 지탱해준 무기였다.
이현석은 지난 91년 드래프트 4순위로 입단한 뒤 좌절로 점철된 세월을 보냈다.
입단 첫해엔 뛸 자리조차 없었고 93년엔 군입대까지 겹쳐 2년간 프로축구판에는 발을 디디지도 못해 선수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뻔 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현대의 중국 연길 친선경기를 계기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친선경기서 1골 2어시스트를 기록, 중국팀 관계자들의 눈에 들어 6개월간 임대선수로 활약하게 됐다.
축구집안의 피를 물려받은데다 중국에서 계속 주전으로 출전해 마침내 축구에 눈을 떴다.
"골을 넣고 나니 자신감이 생긴다. 신인이란 각오로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