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농군패션' 아시나요?
기사입력 1996년 08월 23일 17시 06분
**검은 스타킹 무릎 아래까지 당겨입어 `스타킹과 연승의 함수관계.' 눈썰미있는 야구팬이라면 한창 3위로 잘 나가는 쌍방울 선수들과 타구단 선수들의 유니폼에서 큰 차이점을 발견했을 것이다.
허리아래서 훑어내려가다보면 유난히 시선을 끄는 차별화된 부위가 정강이아래 부분이다.
쌍방울 선수들은 절반 이상이 검은 스타킹을 무릎아래까지 바짝 끌어당긴 차림으로 출전한다.
영락없이 모내기하러 나온 `농군 패션'이다.
그런데 어느새 이런 모습이 쌍방울 선수단의 정신력을 나타내는 상징물로 자리잡고 있다
마치 지난 60~70년대 아마야구 시절을 연상케 하는 차림새지만 보는 이들로 하여금 웬지모를 성실성과 집중력을 떠올리게 하는 패션이다.
쌍방울을 제외한 나머지 7개구단 선수들은 유니폼 하의를 발목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헐렁하게 내려 입는 스타일로 나선다.
나 OB 선수들이 미국 교육리그나 전지훈련을 통해 배워온 이른바 `첨단패션'이 금세 퍼져나간 것이다.
쌍방울에서는 올시즌 중반 유격수 김 호가 처음으로 `농군패션'을 시도했다.
비록 볼품이야 없지만 움직이기 편하고, 경기집중에도 도움이 되는 `컨트리패션'의 장점이 점차 팀내에 알려져 이제는 절반 이상이 스타킹을 무릎아래까지 당겨 신고 나온다.
주포 는 선수단 미팅서 아예 팀단합의 상징으로 모두 스타킹을 당겨 신자는 공식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젠 스타킹패션과 경기력과의 함수관계가 명확이 밝혀졌다.
쌍방울은 창단 첫 9연승과 함께 플레이오프 직행을 향한 폭풍질주를, 해외에서 첨단 패션을 배워 온 OB와 는 나란히 밑바닥을 맴돌며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야구는 겉멋이 아닌 정신력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쌍방울 선수단이 온몸으로 보여준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