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애정 다이어리 유행 ♣
기사입력 1996년 08월 23일 15시 41분
신세대들 사이에 `애정 다이어리'가 유행하고 있다.
애정 다이어리는 여러명 여자 친구를 동시에 사귀기 위한 것으로 애정 달력과 애정 리스트등 다양한 메뉴로 짜여 있다.
애정 달력의 경우, 보완유지를 위해 그림이나 암호로 표시되는 경우가 대부분.
여자친구 각각의 이름은 이니셜로 표시하고 처음 손 잡은 날, 첫 키스 한 날, 만난 지 100일째 되는 날등을 그림이나 암호등으로 만들어 달력의 빈 칸을 메운다.
한사람만 사귀지 않고는 이러한 일을 일일이 기억할 수 없기 때문.
일례로 `혜정'이라는 이름의 여자친구를 만난지 2년째 되는 날은 `HJ 3652+1 M D'로 표시한다고. +1은 올해가 윤달이 있는 해라 하루를 추가한 것이고 M D는 만난 날, 즉 Meet Day의 약자라는 것. 혜정, 혜진, 현주, 현지등 HJ가 이니셜인 여자가 많은 편인만큼 두다리 세다리 걸치는 것도 가능하다고. 자칭 카사노바인 최모군(외국어대 2년)은 "기념일을 꼬박꼬박 챙겨야하는 시대에 살다보니 양다리 걸치는 것도 여간 힘든게 아니었는데 애정 달력 덕에 두사람 모두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10명 이상의 여자친구를 만나는 카사노바들은 애정 리스트가 애정 다이어리의 한 부분을 차지하기도.
대학생 김모군( 1년)은 "굳이 애인이 아니라도 과, 서클, 고등학교 동창등 만나야 할 이성친구가 한두명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톱 10 리스트를 만들었다"며 "약속이 겹칠 경우는 우선 순위대로 만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고 말했다. 순서는 물론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심하게 다툰 친구는 아래 순으로 내리고 전화나 편지등을 보내오는등 관심을 표명한 친구는 윗 순으로 올리는 것.
네티즌 카사노바들은 한편 컴퓨터상에 다이어리를 만들어 고유 암호를 정해놓기도 한다.
만에 하나 여자친구에게 들킬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기 위함이다.
한호철 명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