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권]○조한승 초단●최규병 7단 ♣
기사입력 1996년 08월 23일 15시 34분
제6보(101~125)=입추, 말복이 지나고 여름도 끝물.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한결 시원해졌다. 풍성한 수학의 계절 가울이 저만치서 달려온다.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열차를 탄다. 열린 차창으로 불러오는 바람. 앞좌석에 앉은 여인의 머리발이 춤을 춘다. 거기 아리따운 가을의 향기.
그러나 반면은 아직 뜨거운 여름이다. 중앙 흑의 움직임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최 7단은 아직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침착하게 101 잇고 백 102에 흑 103. 당장 백 한점을 움직이는 것은 무겁다.
소년은 손을 돌려 우상쪽, 좌변을 건드려본다. 물론 마음은 중앙에 있다. 중앙 백세력을 견제하고 나선 흑 일단을 통렬하게 공격하는 수단에 골몰하고 있을 터.
백 110. 마치 "형님, 이래도 외면할거요?"라고 묻는 것 같다. 최 7단은 일단, 흑 111로 백 한점을 잡아 우변을 안정시킨다. 중앙 흑을 움직이는데 우변 사활이 부담되면 곤란하니까.
좌변 백 112부터 120까지. 일종의 망중한(忙中閑)이랄까. 중앙 흑 공격, 하변 삭감, 소년의 마음은 천리 먼길을 달리고 있다.
백 124, 17분29초를 더 생각했지만 오래전부터 생각해두었던 하변 삭감이다. 소년의 마음은 천리 먼길을 달리고 있다.
흑 125는 나약한 것 같지만 침착한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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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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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1로 젖히면 백 2로 맞끊어 이하 흑 15까지 하변은 지킬 수 있겠지만 백 16으로 꾸부려 중앙 흑
가 위험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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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김재구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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