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일 포스티노'-삶의 소중함 일깨우는 영상시
기사입력 1996년 08월 23일 14시 36분
**시골청년과 대시인의 사랑-우정 그려
외국영화로는 22년만에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올라 전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던 영화 `일 포스티노'(Il Postino)가 앙코르상영된다.(24일 코아아트홀)
수상작가 파블로 네루다와 이탈리아 작은 섬의 한 우편배달부간에 실제로 있었던 우정을 그린 `일 포스티노'는 지난 3월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 후보 발표와 함께 국내배급사인 코리아에 의해 서둘러 개봉됐다가 `2주만에 종영'의 흥행참패를 기록했던 영화. 무지하지만 순박한 시골청년이 대시인을 만나 사랑과 인생 등 삶의 소중함에 눈을 떠가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져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으며, 특히 남주인공인 마시모 트로이지가 영화속에서처럼 영화완성과 함께 세상을 떠났다는 점 때문에 이탈리아는 물론 상업영화의 메카 미국에서조차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던 작품이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예상밖 흥행참패를 안타깝게 여긴 백두대간(주)이 로부터 판권을 재구입, 앙코르상영을 갖게 된 것.
`일 포스티노'의 국내흥행실패가 영화의 색깔을 관객에게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한데 있다고 판단한 백두대간측은 그동안 앙코르상영에 앞서 일반시민들을 상대로 여러차례에 걸쳐 시사회를 개최, 모니터 결과를 토대로 홍보전략을 펼쳐왔다.
앙코르상영을 앞두고 상영관인 코아아트홀에서 유례없는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이같은 홍보전략은 상당부분 맞아떨어진 셈.
순진무구한 우편배달부가 읽어내려가는 주옥같은 시와 코발트빛 지중해의 숨막힐듯한 풍광, 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사랑과 우정은 유난히 덥고 시끄러웠던 올 여름을 정리하는데 더없이 좋은 청량제가 될 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