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잔류냐 은퇴냐 ♣
기사입력 1996년 08월 21일 14시 12분
**3년째 바닥권 팀부진으로 결단 망설여
`야생마' 김주성(30.부산 대우)이 딜레마에 빠졌다.
잔류냐, 아니면 은퇴냐의 갈림길에 섰다.
사실 김주성은 올해 축구인생의 가장 큰 기로에 서있다.
예정대로 올해를 끝으로 팀을 떠난다면 행선지는 독일.
한동안 보훔 클럽에서 활동했던 옛 경험을 살려 최소한의 언어소통이 가능한 그곳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은뒤 컴백하는 것이다.
물론 일체의 경비는 구단측이 부담하기로 이미 약속돼 있다.
하지만 김주성이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팀이 승승장구하고 있다면 `할만큼 했다'는 자위속에 별 부담없이 떠날 수 있으련만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 93년말 독일 생활을 청산하고 팀에 복귀한 이래 3년째 바닥권을 헤매고 있는 팀 사정을 생각하면 결연한 각오도 예사롭게 꺾이기 일쑤다.
마음 한켠에선 지금까지 버틴만큼 최소한의 옛 명성을 되돌려놓고 싶은 욕심도 꿈틀댄다.
현실적인 문제도 걸림돌이다.
지난해부터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그것도 최후방 수비수인 스위퍼로 변신해 안방 살림을 떠맡고 있기에 책임감이 막중하다.
현재로서 대우는 김주성없는 수비를 생각하기 어려운 실정.
체력적인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푸드덕대는 발재간과 풍부한 경험, 그리고 경기의 흐름을 읽어내는 시야는 `잘 맞지 않을 것 같은' 스위퍼로의 변신을 부추겼다.
더욱이 신예들이 즐비한 대우로서는 김의 `안방 마님' 역할이 아직까지 절실한 입장이다.
"뭔가를 결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입니다. 그만큼 아쉬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구요…."
말끝마다 묘한 여운을 남기는 김주성의 `딜레마'가 언제쯤 속시원히 풀릴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