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조한승 초단 ●최규병 7단
기사입력 1996년 08월 20일 16시 49분
**흑53 초반전 마지막 큰 자리… 「본선 토너먼트 제8국」 제 3 보(41~~53)=백 42는 완착. 발랄한 재기를 보여주어야 할 소년의 행마가 아니다. 이 수로는 당연히 의 백 1로 뛰어들어 흑진을 깨뜨려야 한다. 흑 2면 백 3으로 뛰어나가 백이 능동적인 구도. 백 7로 A도 있다. 만일 의 백 1 때 흑이 처럼 직접 공격해오면 백 3, 흑 4이하 백 9까지 하변에서 터를 잡는다. 흑 A면 백 B, 흑 C면 백 D로 끊어온 쪽을 잡는 것이 요령. 실전진행은 흑 49까지 하변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키워준 꼴이 아닌가. 10분쯤 생각하다가 우상쪽으로 달려가 백 50, 52로 지켜 후수를 뽑은 것도 공감하기 어려운 대목. 흑 53은 초반전의 마지막 큰 자리인데…. 홍익동 화제 하나. `역시 맹수는 굶주려야 사냥을 한다'. 최근 왕위를 잃고 사실상 무관(현재 가지고 있는 바둑왕전, SBS최강전 타이틀은 타이틀자라도 다음기에는 다시 토너먼트전부터 출전해야 하는 선수권전)으로 밀려난 유창혁 9단을 두고 하는 말이다. 유 9단은 이창호 9단에게 왕위를 빼앗긴 직후 속개된 응씨배 4강전에서 30년간 세계정상권을 활보해온 린하이펑 9단을 2:0으로 뿌리치고 결승에 진출해 `5연패를 눈앞에 두었던 왕위를 잃고 슬럼프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를 가볍게 일축하더니 현재 진행중인 제1기 테크론배 결승5번기에서도 9단에게 2연승, 초대챔프의 자리에 바짝 다가서는 등 왕위시절보다 더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초원을 질주하는 젊은 사자의 포효가 들리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