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수] 17타석만에 안타 '감각찾아' ♣

기사입력 1996년 08월 20일 15시 45분


**"유종의 미 거둬야죠" `마무리라도 잘 하자.'

OB의 고개 숙인 `소년 장사' (21)가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새로 시작한다. 그간 의 슬럼프는 거의 `기네스북 감'이었다.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니면서 한달 하고도 보름 이상 단 한번도 공을 방망이에 제대로 맞혀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전공과목인 홈런도 지난달 3일 이후 47일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칠흑같이 캄캄하던 터널 속에서 바늘구멍 만한 빛을 봤다고나 할까.

지난 18일 쌍방울과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정말 오랜만에 답답하던 가슴이 조금 트였다. 1차전서 역시 3타수 무안타에 그치자 2차전에는 아예 선발명단에서 빠졌다가 교체 우익수로 들어간 뒤 7회말 1사후 정통으로 맞은 좌중간 안타를 때려냈다. 한창 좋을 때처럼 몸의 중심을 뒤에 둔채 슬라이더를 기다리고 있다가 받쳐 놓고 때린 빨랫줄 타구였다. 지난 11일 잠실 현대전 6회 중전안타 이후 17타석만에 쳐낸 안타여서 그 값어치는 더했다. 그간 숱하게 비디오를 보고 송재박 타격코치의 조언을 들으며 발견한 문제점은 왼쪽 어깨가 열리고 상체가 앞으로 쏠린다는 것. 이날 비로소 결점 없는 폼으로 공을 친 는 자신감을 많이 회복했다.

"최소한 작년 성적(2할8푼2리, 홈런 21개)만큼은 내고 끝낼 겁니다."

19일 현재 타율 2할5푼3리(352타수 89안타)에 17홈런을 기록한 의 양어깨에 꼴찌 탈출을 염원하는 OB 사람들의 희망이 걸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