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홈6연전 '임전무퇴' ♣
기사입력 1996년 08월 20일 15시 09분
**팀 6연승 달리는데 간판인 내가 죽쑤다니… "이제는 내차례다." 쌍방울 (27)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팀이 시즌 막바지 파죽의 6연승을 달리는 경사가 났는데도 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다. 이번주 홈 6연전을 맞는 각오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지난주 팀이 6연승으로 초상승기류를 만났지만 개인으로서는 썩 시원치 않았다. 6연승의 출발점이 된 지난 14일 현대와의 더블헤더전에서 3타점을 올리며 팀의 상승세에 불을 지폈으나, 나머지 4게임에서는 간판타자로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던 것. 4위 쌍방울로서 이번주 롯데 를 상대로 한 홈 6연전은 포스트시즌 진출 굳히기가 걸린 일대 승부처다. 상승세를 살려 1게임차로 좁혀진 3위 한화까지 추월할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연승퍼레이드를 펼치는 동안 쌍방울 타선의 응집력이 돋보였지만, 주포 가 신바람을 내지 못해 허전했던 게 사실이다. "다른 생각은 하나도 없습니다. 희생플라이 하나라도 제대로 날려 팀승리에 보탬이 된다면 그걸로 대만족입니다." 19일 현재 규정타석 미달인 타율 2할9푼1리와 8홈런 37타점으로 개인타이틀은 멀어졌지만 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지난 91년 쌍방울 창단 멤버로 작년까지 매년 다른 팀들의 포스트시즌 축제를 먼 발치서 지켜봐야 했던 로서는 올해 `가을의 제전'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무관(無冠)의 아픔을 잊을 수 있다. 홈 6연전을 앞둔 의 모습에는 결전의 전날밤 칼을 가는 무사의 비장함이 서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