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살인자 …추적자 … 독자도 범인 '공범'
기사입력 1996년 08월 19일 16시 12분
**정의실현-휴머니즘 관점서 사건 해결 문학사상사는 추리소설-이언 뱅크스의 `공범'을 출간했다. 이 소설은 `범인은 누구인가'를 추적해 가는 수수께끼의 트릭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영미 추리소설의 고전적 전통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범법자는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한다는 고전적 추리소설의 정석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고 있다.
영화 대본같은 미국미스터리 소설류와는 다른다. 정의실현과 휴머니즘이라는 사회적 관점에서 미스터리를 풀어 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야기의 전개는 작가의 고향인 스코틀랜드 북부 하일랜드를 배경으로 한다. 연속살인의 첫 장면에서 황량한 섬에서의 마지막 대결장면까지 그 지역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가 사건을 압도한다.
-주인공 카메론 콜리는 냉소적이고 터프한 스코틀랜드 지방지 기자. 골수 반(反)대처주의자. 통상 기자들에게`두더지'라고 불리는 끄나풀이 있는 것 처럼 그에게도 아처라는 정보 공급책이 있다.
콜리는 아처가 제공해 주는 몇가지 정보를 엮어 사건을 추적하는 동안 몇건의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어느날. 경찰들이 콜리에게 찾아와 그가 쓴 기사에 나오는 인물들이 차례로 살해되고 있다며 그에게 알리바이를 요구한다.
하지만 그의 알리바이란 친구 앤디 굴드와의 통화뿐이다.
그 와중에 그가 사건취재를 위해 찾아간 인물이 또다시 살해된다. 결국 그는 연쇄살인범으로 지목된다.
그는 누명을 벗기 위해 필사적인 진범 추적에 나선다. 전혀 예상 못했던 인물이 범인으로 떠오른다.
바로 그의 친구-굴드. 굴드는 포클랜드 전쟁 참전 용사로 여동생 클레어가 의사의 직무 유기로 인해 심장마비로 죽은 후 북부 스코틀랜드 시골마을 호텔을 사들여 그 곳에서 은둔자 생활을 하고 있었다.
굴드는 어린 시절의 성폭행,여동생의 죽음,전쟁 참여 등을 통해 부패한 제도나 파렴치한에 대해 분노를 갖고 있었다.
굴드는 썩은 귀족들,국회의원 등 사회의 `독버섯'을 참혹하게 살해하는 연속살인을 벌인 것이다.
콜리는 범인이 굴드라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경찰에 한 시간 늦게 신고함으로써 굴드에게 도망칠 시간을 준다.
결국 이 소설은 쫓는자와 쫓기는 자,그리고 독자까지도 공범으로 끌어 들이는 데 성공한다.
작가 이언 뱅크스는 영국의 대표적 추리소설 작가. `와스프 공장'으로 문단 데뷔. 이후 `까마귀 거리'`게임의 명수'`에스페데어 거리'`다리'`운하의 꿈' 등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