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기약이 안팔린다
기사입력 1996년 08월 19일 15시 36분
**긴 장마로 수요 대폭 감소 … 생산업체들 울상 모기약이 잘 안팔린다. 여름철 대목을 기대했던 모기약 생산업체들이 때아닌 불황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모기약이 출시되는 5~6월에 이상저온 현상을 보인데다 긴장마로 무더위가 10여일 정도에 그쳐 모기약을 찾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
올 여름 모기가 극성을 부릴 것이라는 기상 자료에 따라 올해 매출 신장률을 20~30% 이상 높게 책정했던 동화약품, 삼성제약 등 모기약 생산 전문업체들은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화약품 마케팅부 조성수과장은 "올해 모기약 매출을 약 300억원선으로 책정했으나 날씨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모기약을 취급하는 약국이나 슈퍼마켓 등에서는 모기약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서울 신정동 국경약국 송석진약사(52)는 "요즘들어 모기향을 찾는 사람이 하루 평균 20~30명으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모기약이 잘 안팔리는 것은 날씨탓이라지만 일부에서는 환경오염이나 공해가 심해지면서 모기가 줄어들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모기약 생산업체들이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 중소기업에서는 모기를 쫓는 양초 캔을 시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자연향초라는 이름의 이 양초는 산 식물에서 추출한 시트로넬라라는 향을 파라핀 등과 혼합, 양초 형태로 만들어 심지가 타면서 모기가 싫어하는 향을 발산하도록 한 것.
금교무역 최연욱영업과장(33)은 "올들어 100만개를 생산했는데 재고가 거의 바닥났다"며 "모기향의 매캐한 냄새 대신 은은한 향이 나와 어린이들이 있는 가정에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