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범] '프로는 골로 말한다'
기사입력 1996년 08월 18일 14시 12분
## 국제대회 잇단 포문… 4년만에 스타 발돋움 천안 일화의 미드필더 이기범(26)이 프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교체멤버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던 그가 최근 잇단 국제 대회에서의 맹활약을 계기로 스타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것. 이기범의 진가가 드러난 것은 지난 5월18일 남아공 올랜도 파이어리츠와의 제11회 아프로-아시아클럽선수권 2차전에서였다. 잠실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이날 경기서 그는 2골-1어시스트를 작렬, 일화의 5대0 대승을 이끌며 당당히 MVP로 뽑힌 것이다. 그의 위력은 지난달 31일 창원에서 벌어진 일본 벨마레 히라츠카와의 제2회 아시안슈퍼컵 1차전에서도 재연됐다. 선제골과 추가골로 또다시 팀승리(5대3)를 견인하며 이름석자를 다시 한번 만천하에 떨쳤다. 93년 경북산업대를 졸업하고 일화유니폼을 입은 그가 데뷔 4년만에 만개한 것이다. 사실 이기범은 한동안 94 미국월드컵 대표로도 활약했던 재간꾼이다.
코리안리그 3연패를 일군 쟁쟁한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번듯하게 자신을 내세울 기회를 잡지 못했던 게 한(恨)이었지만. 그러나 이젠 아니다.
이장수 감독대행이 구사하는 작전의 중심이 될 만큼 그는 컸다.
박종환 감독에 의해 국가대표 선수로도 지목되고 있을 정도다.
1m70, 68㎏.
축구선수 치고는 `소형'이지만 근성이 뛰어나고 몸싸움에 능해 앞으로의 활약에 더욱 기대를 갖게 한다. 지금까지 59경기에 출전한 이기범의 통산 개인성적은 6골-4어시스트.
국제무대에서의 활약에 비해서는 어쩐지 신통찮다.
하지만 그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는 이 감독대행은 자신있게 말한다.
"녀석이 머지않아 큰 일을 저지를 것"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