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LG 천보성 감독대행의 탈권위주의
기사입력 1996년 08월 18일 13시 53분
○… "저사람 감독 맞아?" 지난달 24일 사령탑에 오른 이래 천보성 감독대행(43)은 눈썹이 휘날리도록 그라운드를 휘젓고 있다. 대타를 내세울때나 투수를 바꾸는 것은 100% 그의 일이다.
어떤 경우엔 공수교대시 수비수가 자기자리로 찾아가는 것보다도 더 빨리 마운드로 뛰어간다. TV 중계가 아니면 시즌중 얼굴 한번 볼 수 없는 일부감독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마운드에 오르더라도 어기적 어기적 걸어 경기시간을 까먹는 일부 코치들과도 다른 모습이다. 천감독대행이 마운드에 오르는 것엔 `완급'이 있다.
경기가 긴박하게 돌아갈땐 천천히, 느슨하게 진행될때 전력질주한다.
"숨막히는 경기에서 감독까지 서두르면 마운드의 투수가 불안해 진다. 그러나 느슨할때도 여유를 부리면 관중들은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천감독대행이 굳이 코치들을 만류하고 그라운드에 나가는 이유는 3가지.
심판에 대한 예의, 팬서비스, 선수들에게 믿음을 심어주겠다는 의도다.
`미국유학' 경험이 있는 천감독대행은 에서도 감독이 직접 그라운드에 나서는 모습에 익숙해 있다. 또 감독이 마운드에 오르면 흔들리던 투수가 안정을 찾는데 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믿는다. 원정경기때면 천감독대행의 방에는 종종 새벽까지도 불이 켜 있다.
어떤 코치는 침대에 드러눕고, 또 어떤 코치는 웃통을 벗어제쳤지만 그날 경기에 대한 `갑론을박'은 끝이 없다. `권위주의'를 버리고 `겸손한 지휘자'의 모습을 보이는 천감독대행은 팀성적을 떠나서 구단으로부터도 꽤 후한점수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