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이창호9단 ●목진석2단
기사입력 1996년 08월 16일 17시 29분
**흑155 목숨건 외줄타기 시작 (155~179)=40만달러(약3억2천만원)의 상금이 걸린 바둑올림픽(응씨배)의 준결승 3번기가 마치 애틀랜타 올림픽 마냥 기쁨반, 아쉬움반의 결과로 막을 내렸다. 조치훈9단과 유창혁9단이 나란히 준결승 고지에 올라 대회 처음으로 한국인끼리 결승전을 치를 좋은 기회로 여겨졌으나, 그만 한쪽이 실족하고 말았다.
유창혁9단은 제1,2국에서 연거푸 거장 임해봉9단을 물리쳐 2대 0으로 결승진출에 성공했으나, 조치훈9단은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9단에 1대2로 역전패, 한국바둑팬이 기대하던 황금카드는 무산됐다.
조9단은 일본기원 소속 기사로 활동중이나, 응씨배는 출생지를 기준으로 대표성을 분류하기 때문에 조9단은 이번 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했다.
이번에 조9단을 꺾고 생애 처음으로 국제기전 결승에 진출한 요다9단은 한때 이창호, 유창혁9단의 천적으로 알려진 일본 바둑30대 기수론의 대표인물.
일본 서열4위 `십단'에 이어 최근에는 7위기전인 `작은 기성'(고세이)을 차지하며 2관왕에 올라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따라서 응씨배 결승에서는 한국 2관왕(,SBS)이자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명성이 높은 유창혁9단과 불꽃튀는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본보로 돌아가 흑 155부터 목숨을 건 외줄타기가 시작된다. 158의 곳도 끊지못하고 157로 들여다봐 잇게 해주는 심정이나, 갈 길 급한 마당에 흑 159 후수로 보강해야 하는 처지 모두 쓰리기 이를 데 없다. 손을 뺀다면?
백 1, 흑 2 이하 흑 9까지 초심자도 쉽게 알 수 있는 몰아떨구기. 피차 `승부는 벌써 끝났다'고 생각하는가. 백 170으로 치중해 176까지 건너가면서 우변 흑진마저 무너져서는 만사휴의. 이제는 패자가 스스로 패배를 납득하는 시간만 필요할 뿐이다. 이후 수순은 총보로. 백 불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