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평] 특성없는 프로그램의 반짝인기
기사입력 1996년 08월 16일 16시 57분
SBS TV 토크쇼 `이주일의 투나잇쇼'만큼 화려하게 등장했던 프로그램도 드물 것이
다.
`첫 방송에 시청률 1위(39%)', `이주일의 성공적인 방송복귀', `같은 시간대의
시사프로 위기'….
지난 4월21일 이 프로그램이 첫 전파를 탄 이후 방송가의 화제는 온통 `이주일의…'
일색이었다.
방송관련 신문-잡지 등도 일제히 이 프로의 성공요인을 분석하는 기사를 게재하는
등 `이주일의…'는 방송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정치인 이주일의 방송복귀에 대한 호기심으로 채널을 맞췄던 시청자들도 본격
성인 토크쇼를 표방한 이 프로의 재미에 흠뻑 빠져들곤 했다.
`이주일의…' 때문에 고급 시사프로인 TV `시사매거진 2580'과 2TV `추적
60분'이 `고사위기'를 맞았다는 성급한 진단도 나왔다.
하지만 이 프로는 지난 5월말 MSK의 시청률 조사에서 10위에 턱걸이한 이후 시청률 `TOP 10'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최근 시청률은 첫 방송 때의 절반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도 들린다.
반면에 `이주일의…'의 기세에 고전했던 두 방송의 시사프로는 10위권을 넘나들며 예전의 인기를 완전히 회복한 느낌이다.
본격 성인 토크쇼의 신기원이라던 `이주일의…'가 시청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주일…'이란 캐릭터의 `거품 효과'가 사라진 탓일까. 아니면 미국방송의 데이빗
레터맨쇼를 본떠왔다는 쇼포맷의 진부함 때문인가.
초반부를 성공한 사람의 얘기, 중-후반부를 연예인 중심의 화제인물로 이끌어가는
이 프로는 너무 주부시청자들만 의식한 탓인지 `신선도 없는' 초대인물로 인기하락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최근에는 선정성 시비에 휘말려 `트레이드 마크'였던 성적 농담도 자제하는 등
프로그램의 특징이 없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쇼 초반에는 `감동'을, 후반에는 `재미'를 안기겠다는게 이 프로가 최근에는 이것
도 저것도 아닌 엉거주춤 자세를 취하고 있는 형국이다.
참신한 기획과 깔끔한 연출력으로 본격적인 성인토크쇼의 새 장을 열었던 `이주일의 투나잇쇼'. 이 프로그램의 `재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