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훈] 이름만 들어도...♣
기사입력 1996년 08월 16일 14시 21분
**잦은 공백에 위력 떨어졌어도 상대투수들 주눅
**복귀후 6경기 2할6푼 3타점
한화 (28)을 보는 7개구단 투수들이 소름끼치는 여름을 보내고 있다.
올시즌 `선수생명 끝'으로 알았던 이 눈을 부릅뜨고 있기 때문이다.
부친작고 약혼 잦은 부상으로 들쭉날쭉했던 그가 다이아몬드에 복귀한 것은 지난 9일 전.
한화가 5연패의 위기에 빠지자 부랴부랴 불러 들인 것이다.
그러나 훈련부족 탓인지 보통 사람의 2배에 가깝던 허벅지는 여느 선수와 다를바 없었고 무쇠같은 팔뚝의 동맥도 실개천 같이 퇴화해 있었다.
평소 찢어질듯한 바지는 헐렁헐렁해 산들바람에도 흔들리기까지 했다.
경기전 프리배팅의 결과도 `역시나'였다.
하늘을 두쪽내던 장쾌한 타구는 간데없고 잘 맞은듯한 타구도 평범한 외야수 플라이에 그쳤다.
하지만 타순은 4번.
오히려 방망이를 90도로 치켜들고 눈에 힘을 주고 있었다.
투수들이 불안에 떤 것은 당연한 수순.
도대체 칠 것 같지 않은 겉모습이지만 "그래도"라며 눈싸움에서 밀린 것.
그가 다시 나간 9일 베테랑인 선발 도 미심쩍어하며 4구를 내줄 정도였다.
이날 이후 6게임 타율은 2할6푼3리(19타수5안타)에 3타점.
그나마 안타도 엉덩이가 빠지면서 맞아 나간게 3~4개나 됐다.
하지만 투수들은 이 타석에 서면 불안함을 감추지 못한다.
실력으로는 `올시즌 끝'임을 알지만 예전의 엄청난 파괴력이 뇌리에서 맴도는 것.
마치 옛날 중국에서 죽은 제갈량이 산 사마중달을 놀린 것처럼 은 오늘도 늠름하게 4번 타석에서 7개구단 투수들에게 공포감을 만연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