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패션] 젊은이 사이 열풍
기사입력 1996년 08월 15일 15시 45분
젊은이들의 패션에 태극바람이 불고 있다. 태극문양이 새겨진 옷이나 악세사리를 착용하거나 차량에 태극 스티커를 붙인 젊은이들이 부쩍 늘어나는 등 패션에 태극신드롬이 일고 있는 것. 오미선양(21.S대 2년)은 "태극문양이 새겨진 패션연출을 하는 게 친구들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태극기가 이제는 저만치 있는 경외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들의 친구가 됐다는 사실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태극무늬가 들어간 옷을 입거나 열쇠고리를 들고다니는 게 약간은 부자연스럽고 국수주의자처럼 느껴졌으나 지금은 오히려 태극패션이 산뜻한 기분까지 느끼게 해, 패션 만점이라는 게 오양의 얘기. 젊은이들 사이에 태극기 패션이 각광을 받으면서 각종 동문회나 직장인 체육 대회, 대학동아리 MT 등의 기념 티셔츠에는 태극마크 하나쯤 넣는 게 상식처럼 돼 버린 상태. 서울 신촌에서 티셔츠 단체주문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규남씨(32)는 "요즘 들어 태극문양을 패션포인트로 해 기념 티셔츠를 주문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면서 "개중에는 아예 티셔츠 전체를 태극문양으로 해달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의 뒷부분에 태극기 스티커 하나쯤 붙이고 다니는 젊은이들이 최근들어 폭발적으로 증가, 자동차 악세사리용품점의 `베스트셀러'로 부상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태극패션 열풍은 광복 51주년인 15일 극에 달해 시내 거리에는 온통 태극 물결을 이루기도 했다. 이렇듯 태극패션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유치에 이어 올림픽에서의 선전 등 한국이 세계와 경쟁하는 스포츠이벤트가 러시를 이루면서 덩달아 태극기 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 특히 2002년 개최의 염원을 안은 운전자들이나 젊은이들이 `2002 월드컵 코리아'라는 스티커를 차량과 가방에 너도 나도 붙이면서 태극기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하고 패션소품으로 손색이 없다는 사실이 널리 공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해외배낭여행중 태극마크의 소중함을 깨달은 젊은이들이 귀국하면서 태극바람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는 풀이.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온 정경훈군(21.회사원)는 "유럽 젊은이들이 자기 나라의 국기를 자랑스럽게 패션에 응용하거나 스티커를 차량 등에 붙이고 다니는 것을 보고 태극기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면서 "배낭여행을 다녀온 친구들 가운데 대부분은 이제 태극패션주의자들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