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시사회] '화이트 스콜'
기사입력 1996년 08월 14일 14시 55분
**망망대해서 펼쳐지는 13명 소년들의 모험담 **보통사람들의 강한 정신-용기 감동적 터치 '에일리언' `블레이드 런너' `델마와 루이스'로 이어지는 일련의 영화를 발표해왔던 리들리 스코트감독이 내놓은 해양모험영화. 수년전 콜럼버스의 아메리카대륙 발견을 소재로 한 `1492콜럼버스'에서도 바다에서의 모험을 더러 다룬 적이 있지만 이번의 `화이트 스콜'은 처음부터 끝까지 바다에서 영화를 완성해냈다.
1960년 가을. 13명의 소년들은 셀든 선장(제프 브리지스)이 운영하는 해양학교에 입학한다.
개성이 서로 다른 13명의 소년들은 각기 나름의 이유로 해양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갈등을 유발하지만 `우리가 간다는 것은 모두 함께 간다는 것이다'라는 신념아래 1년간의 항해를 하는 동안 일체감을 갖게 된다.
또 항해하는 동안 영어와 철학 등 정규과목을 공부하기도 하고,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풍광 등 자연의 신비를 배우면서 소년들은 자립심을 키워나간다.
그러나 항해가 거의 끝나갈 무렵 이들은 전설속에서만 존재하던 무서운 기상현상인 `화이트 스콜'을 만나 침몰하고 만다. `화이트 스콜'은 순식간에 4명의 소년과 2명의 선원을 앗아가고 생존자들은 이틀 뒤에 구조되지만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청문회에 회부된다.
이쯤까지 드라마가 펼쳐지면서는 영락없는 해양판 `죽은 시인의 사회'다.
카리스마를 지닌 셀든 선장을 축으로 소년들의 호기심어린 모험담들이 뒤섞이면서 일체감을 갖게 되는 과정이나 자칫 지루하기 쉬운 바다 한복판에서의 해양생활을 적당한 긴장감을 가미, 휴먼드라마로 만들어낸 점이 바로 그렇다.
그러나 리들리 스코트 감독은 셀든 선장이나 소년들을 영웅으로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그저 보통사람들의 강인한 정신과 용기를 감동적인 터치로 그려내기만 했다. 이점이 `죽은 시인의 사회'와 차별성을 갖게 하고, 영화적 재미도 배가시켜주는 요인이다.
`블레이드 런너' 등에서 보여주었던 리들리 스코트 감독의 강렬한 시각적 스타일이 이번에는 영화 후반부의 가공할 화이트 스콜의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제프 브리지스를 비롯해 최근 할리우드에서 각광받고 있는 스코트 울프 등 13명의 소년들이 펼치는 연기도 망망대해와 더불어 싱그럽게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