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완] '이제부터 시작이야' ♣
기사입력 1996년 08월 13일 15시 49분
**지난달 전북전 선취골로 슬럼프 탈출 전남 김인완(26)은 허정무감독과의 만남은 시작부터 악연이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공격수로 다시 태어났다.
허 감독이 사령탑 취임에 앞서 선수단과 상견례를 했던 지난 5월30일.
당시 서울에 전지훈련중이던 전남은 구장에서 주택은행과 연습경기를 벌이고 있었다.
선수들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 허 감독은 멀찍이 숨어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주전들의 부상과 대표선수 차출로 전력이 말이 아니었던 전남은 실업팀 주택은행에게도 0-1로 끌려가고 있었다. 후반이 끝날무렵 갑자기 두선수가 흙바닥에 나뒹굴었다.
김인완이 주택은행 선수와 엉겨 주먹다짐을 벌였던 것.
어이없다는 듯 허 감독이 급기야 모습을 드러냈고 김인완 대신 다른 선수를 바꿔 투입했다.
주먹다짐의 이유는 후배인 주택은행 선수가 김인완의 치명적인 약점을 건드린게 발단이었다.
"너 프로선수 맞아."
김인완으로선 후배에게까지 무시를 당하자 마지막 남아있던 자존심이 무너져버린 것이다.
전남에 입단하기 전 에서 활약할 당시 팀 동료인 , (전북)과 함께 실업 3대 스트라이커로 꼽히던 그의 프로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개인기보다 몸싸움에서 우선 밀렸고 주 2회씩 계속되는 레이스로 그의 체력은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규리그서 그가 남긴 성적은 2골 4어시스트가 전부.
인상을 구기긴 했지만 허 감독과의 만남을 통해 파워에서 밀리는 만큼 원터치 패스로 상대 수비수의 마크를 따돌리는 요령을 터득하게 된 것이다. 지난달 17일 광양서 벌어진 전북전의 감격을 김인완은 잊지못한다.
선취골을 넣은 후 미친듯이 벤치로 달려가는 그의 눈은 이미 충혈돼 있었고 허 감독도 벌떡 일어나 김인완을 품안으로 끌어들이며 포옹를 나눴다. 그가 기록한 이날 골은 전남이 현재까지 기록중인 4경기 연속무패(3승1무)의 신호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