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더위쫓는 얼음조각 제작 홍석영
기사입력 1996년 08월 13일 14시 50분
**펭귄-북극곰등 작품 객장 전시 **"손님들 시원함 느끼면 만족" 서울 에서 얼음조각을 하는 홍석영씨(29.미술실)는 매년 여름만 되면 호텔손님들을 위해 `스페셜 얼음조각'을 선물한다. 더위에 지친 손님들에게 펭귄 북극곰 인어공주 등 서늘한 소재로 얼음작품을 만들어 객장에 내놓는 것.
평소에는 독수리 등 평범한 소재의 얼음조각을 선보이지만 여름철만 되면 이렇게 나름대로 공부하고 연구해 재미있는 `납량 얼음조각'을 만든다.
지난해 여름에는 드라큐라의 얼굴을 대형얼음으로 조각해 내놓아 손님들의 갈채를 받기도 했다. 드라큐라의 입에 빨간 물감까지 짜놓으니 얼음이 녹으면서 피가 줄줄 흘러내리는 고약한 형상-. "얼음조각을 보고 손님들이 잠깐이나마 시원함을 느끼시라고 `납량물'을 만들죠."
홍씨가 `납량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부터. 그해 여름은 연일 해방이후 최고기온을 기록하며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었고, 그래서 홍씨는 여름내내 `스페셜'을 선보였다. 홍씨는 영하 15~20도의 냉동고를 들락날락거리며 근무한다. 복날에도 동상에 걸릴까봐 걱정이다. 어느해 여름에는 정말 손발에 동상이 걸려 고생깨나 했다.
얼음조각은 1년에 500~600점 만들어낸다. 그동안 `세상의 모든 물건'을 빼놓지 않고 다 만들어봤다.
"잘 새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죠. 얼음이 녹아도 형태를 그대로 유지토록 만드는 것이 기술입니다. 이건 누가 가르쳐주는 것은 아니고 관록이에요."
지난 90년 서일전문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직후 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한달쯤 아르바이트로 얼음조각을 해보다 얼음맛을 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