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마을] 건드리면 부녀자들 '바람'
기사입력 1996년 08월 12일 16시 43분
## 여인 닮은 바위서 샘물 솟아나 마을에 있는 이상한 (?)샘 때문에 늘 조바심을 지니고 살아가야 하는 마을. 자연의 혜택이 여전히 남아 마음놓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
태백산자락에 걸쳐져 있는 삼척시 하장면 용연마을이 바로 그곳이다.
용연마을엔 마을을 가로지르며 힘차게 흐르는 계곡 상류에 `바우'라는 옹달샘이 있다. 이 바위는 마치 여성이 석고에 누웠다가 나와 있는듯한 형상을 남기고 있다.
셈물은 언제나 여인을 닮은 이바위의 은밀한곳에서 펑펑 쏟아져나오고있다.
마을사람들은 아무리 가뭄이 심해 계곡물이 마를지라도 이 바위에선 계속 샘물이 솟아나온다며 자연에 대한 `신앙'(?)을 잃지않고 있다. 용연리 사람들은 이 샘을 건드릴 경우 동네의 풍기가 문란해진다'는 대대로 전해 져 내려오는 금기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먼 옛날 누군가 이 샘을 막대기로 휘저었다가 마을 아낙네들이 바람이 났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마을 이장 김명곤씨(0359-53-7359)에 따르면 몇해전 이 마을에 놀러왔던 외지인이 이 샘을 건드려 버렸다고 한다. 이 일이 있은 직후 용연리 근처에 있는 학교에서 `성폭행'사건이 일어나 동네가 어수선했었던 적이 있었다는 것. 그래서 마을사람들은 외지인들이 이 곳을 찾을 경우 늘 동행해서 장난을 못치도록 방패막을 세운다. 마을 부녀자들의 바람을 막기위해서.
그런 의미에서 이곳 옹달샘은 마을주민은 물론 외지인들에게 `음란'한 생활을 경고하는 상징으로서 존재하기도한다. 용연리는 태백산중에 자리잡은 오지중의 오지마을이다.
숨한번 들이쉬면 말그대로 `자연'을 호흡할 수 있고 마을 한가운데 서있으면 별천 지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한다. 현재 15가구가 흩어져 살고 있다. 용연이란 마을이름은 이곳 연못에서 용이 나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처음엔 용수 골로 불렸으나 최근 용연(龍淵)마을로 바뀌었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마을사람들은 창을 던져 산돼지, 노루사냥을 하기도 했었다. 외부와의 교통편은 하루에 한번 운행하는 버스가 유일하다. 아침 7시 20분에 나갔다가 저녁 6시경에 들어온다. 코스는 판문리~대전리~용연리~어리~역둔리~둔전리~추동리~장전리~하동면.
길이는 23㎞정도에 불과하지만 산길이고 포장이 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도로포장공사를 하고 있어 도로가 완성되면 문명의 혜택에 조금더 가까워 질 전망. 하지만 마을사람들은 찌들은 도시문명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