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평] 가정 드라마의 이유있는 인기
기사입력 1996년 08월 12일 15시 02분
## K-2 '목욕탕집 남자들' 인기드라마의 양상이 바뀌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난무하던 오렌지족을 주인공으 로한 트렌디 드라마가 한풀 꺾이고 안방배경의 가정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이다. 따라서 젊은층에게 소구되는 트렌디 드라마만 만들면 일단 `안전빵'이라는 안일한 기획에 쐐기를 박게 해주었다. 트렌디 드라마가 일본풍임은 다 아는 사실이다. 드라마가 사회상을 반영해준다는 전제 아래 범람하던 트렌디 드라마가 어딘지 허황 되고 세태를 잘못 리드해간다는 비판에 대한 반성의 기회가 온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제 비현실적인 젊은층 드라마보다는 가정과 가족을 중심으로한 사실적인 드라마 가 더 어필하고 있다는 뜻일까. 2TV 주말극 `목욕탕집 남자들'은 방영이후 몇달째 계속해서 시청률 1위를 고수 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3대가 몰려사는 가부장적 가정이 배경으로 신세대와 쉰세대가 함께 어 울려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기성세대들에게는 핵가족으로 무너져버린 가부장적 시대의 추억을 상기시켜 주고 있고 신세대들에게는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지켜야할 최소한의 가정윤리는 있 다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바로 이런 점이 세대간의 갈등을 줄이고 포용할 수 있는 묘미로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동시에 가족간, 세대간의 얽히고설킨 갈등을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는 작가 특유의 삶을 천착하는 접근방식과 톡톡 튀면서 맛깔나는 대사가 등장하는 전개방식 등이 극의 재미를 뒷받쳐주고 있다. 이런 내용은 몇년동안 계속됐던 트렌디 드라마가 너무 공허하고 비현실적이었기 때 문에 갖는 반감을 어느정도 해소시켜주고 있다. `목욕탕집 남자들'이 자칫 내용과 그림이 복고적이고 칙칙하지만 젊은층을 흡인하 는 것은 현실과 비슷한 드라마의 사실성이 앞서기 때문이리라. 최근 1TV 일일극 `바람은 불어도'가 방송대상을 받은 것도 따지고보면 가족간 의 사랑과 효라는 전통적 가치관을 구현시키려는 의도와 빗나가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