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수영문외한의 '맥주병 구조법'
기사입력 1996년 08월 11일 16시 29분
수영 잘하는 맥주병은 이말 들을 때마다 불쾌하겠지만 수영에 젬병인 사람을 이상하게도 `맥주병'이라 부른다. 어쨌거나 주병들도 7,8월에 물가를 조심하라는 점쟁이의 충고를 물가(物價)로 알아 듣고 (바캉스 시즌에 비싼 물가 한두번 겪어 봤냐며) 바다로 강으로 냅다 가서 첨벙 어푸어푸 꼴깍…잠잠…해 버리는 수가 종종 있다. 그런가하면 어떤 맥주병들은 지난번 올림픽 중계 때 수영경기를 밤새 지켜 본 공부를 하다가 머리가 팽그르 돼 마침내 자기도 수영선수가 된줄 알고 그냥 물에 뛰어들다가 역시 꼴깍…잠잠…하기도 한다. 또 다른 착각은 `대구 조기 축구회원'등이 한단다.
`우리는 생선이름으로 돼있으니까 축구 뿐 아니라 헤엄도 제대로 칠 수 있지 않느냐"고 우기다가 역시 용왕을 만나게 되는 사고도 있다.
간혹은 섹시한 인어공주의 유혹에 자기가 인어왕자인 줄 알고 꼬르륵…해버린 얼빠진 친구도 있고.
아무튼 이런 저런 사유로 호적 말소 위기에 처한 맥주병을 발견했을때는 나중에 공병으로 팔더라도 우선은 구해야 하는데 중요한 것은 함께 뛰어드는 우를 범했다가는 큰일이 난다는 것이다. 익사직전의 사고자를 목격했을때 우선 자기의 지갑을 뒤져서 `수상 안전구조요원'의 자격증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자격증은 없고, 오히려 접시물에 코가 빠져 죽을 뻔 했다가 치료를 받은 병원의 진단서가 나오면 직접 구조는 포기해야 한다.
다행히 물에 빠진 사람이 `일용이 엄니'거나 국회의원, 개그맨, 변호사, 약장수…등으로 입이 물에 둥둥 뜰 사람이면 그냥 놔 둬도 된다.
그러나 직업을 물어서 앞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면 손을 써 줘야 한다.
사람이 죽어 가는데 보고만 있어서는 나중에 이쪽서 물에 빠지는 익사자역이 되고 그 사람이 지나가는 행인의 배역으로 상황이 바뀌었을 때 품앗이를 기대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다른 노력을 기울여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야 하는 데 수영을 전혀 못하는 사람도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있는 기찬 방법이 있다.
도대체 그 방법이 뭐냐고?
물에 빠진 사람을 목격하고 파출소 등지로 뛰어 가다가 `스포츠조선'을 사서 읽은 사람은 무지하게 궁금하시겠지만 대단히 미안하게도 지면이 다 됐으니 내일자를 보시기 바란다.
사고자에게는 하루만 버텨 달라는 요청을 해야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