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세계적 무역가된 아이디어맨 박승진
기사입력 1996년 08월 11일 16시 21분
**재고품소개시스템 개발 美기업 주식과 교환 `무일푼의 청년이 아이디어 하나만을 가지고 세계()를 방문한다.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총회 연설을 마친 그는 미국 굴지의 기업으로부터 회사전체 주식의 5소유권과 아이디어를 교환하자는 제의를 받는다.'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꿈같은 얘기를 실제로 해낸 젊은이가 있다.
세미물산의 박승진 사장(29).
앳된 모습이 역력한 그는 `재고물품 소개 시스템'을 개발한 공로로 지난해 멕시코에서 열린 총회에 초대돼 전세계 무역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가 개발한 시스템은 의외로 간단하다. 인터넷 등 각종 정보망을 통해 전세계 기업들의 재고물품 거래를 성사시켜주는 것.
아이디어는 간단했지만 한치의 오차도 없는 시스템이었던 까닭에 미국 상업정보교류회사(ICES) 사장 샘 미라이즈씨는 선뜻 35만달러(약 2억8천만원)어치에 해당하는 주식소유권과 시스템 일체를 맞바꿨다. ICES 주식 액면가는 35만달러지만 실제 거래가치로는 20억원이 넘는다. 외국어대를 졸업하고 무작정 러시아 벌판을 헤매며 `보따리 장사'부터 시작했다는 박씨는 국내 중소기업체의 어려운 현실을 체험하고 94년부터는 재고물품 판로망을 챙기기 시작했다. 중소기업들이 재고를 쌓아두고도 판로를 찾지 못해 부도사태를 빚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 국내 재고물품 시장 규모가 좁다고 판단한 박씨는 지난해 측과 교섭끝에 총회 연설권을 따내 일약 세계적인 인물로 떠오르게 됐다.
덕분에 뉴욕 맨해튼의 120층짜리 쌍둥이빌딩의 소유주이자 세계 회장인 가이 토졸리씨를 비롯, 전세계 무역업계의 거물급 인사들과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다고. 물론 여기에는 박씨의 넉살과 유머감각, 천부적인 `장사꾼' 기질이 한 몫을 했다. 매주 화요일마다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그는 지난 4월에는 통상산업부 장관과 함께 에서 열린 () 총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달 말 경기도 안양에 대규모 중소기업 할인 양판점인 `예스 마트'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에 체인점을 개설할 야심찬 포부도 갖고 있는 박씨는 최근 자신의 성공담을 자서전 형식으로 엮은 `엄마, 이거 먹지말고 팔자!'(도서출판 장문산)란 책을 발간해 또다시 화제에 올랐다. "무료한 삶을 버텨가고 있는 사람들, 특히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제 또래 젊은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금세 인생관이 달라질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