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부상투혼-홀로 파이팅
기사입력 1996년 08월 11일 14시 41분
**영원한 군기반장 '살아있는 고참' "우리팀에 저런 선수가 한명만 더 있었더라도…." 삼성선수들의 고질병인 승부근성 결핍때문에 하루에도 수십번씩 한숨을 내쉬는 감독.
이런 입맛 까다로운 백감독의 구미를 바짝 당기는 선수가 있다.
백감독은 이 선수를 `성깔있는 고참', `자기 자리를 지키는 버팀목'이라고 표현한다.
한때 를 대표하는 명 유격수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류중일(33).
지금은 거듭된 부상으로 예전보다 빛이 많이 바랬지만 은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는 삼성에서 유일하게 큰소리를 내는 선수이다.
와 공동 6위로 처진 지난 8일.
은 전 선수를 모아놓고 "이 따위로 경기를 하려면 당장 때려 치우자"고 한바탕 군기(?)를 잡았다.
또 연패로 선수단 분위기가 침체돼 있으면 경기중 의식적으로 덕아웃안에서 화이팅을 외친다.
의 고참으로서 활약상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10일 전주 쌍방울전.
5회초 유격수앞 땅볼을 때린 뒤 1루까지 전력질주했으나 아깝게 아웃되자 최수원 1루심의 옷자락을 잡고 늘어지는 강한 승부욕을 몸소 보여줬다. 프로 10년째를 맞은 은 올시즌에도 어깨부상으로 최상의 실력을 발휘하진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팀내에선 보물단지같은 존재다.
타율은 2할3푼8리에 불과하지만 이 유격수를 지켜주지 않았더라면 완전히 팀이 망가졌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갈수록 팀성적이 떨어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는 의 뒷모습에 쓸쓸한 그림자가 드리워 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