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 광복절 특선영화 오늘 개봉 ♣

기사입력 1996년 08월 09일 14시 55분


## 일제치하 서민들의 애환-분노 담아

오랜만에‘광복절기념 특선영화'라는 부제를 내건 한국영화가 선보인다.(10일 허리우드, 시네마천국 개봉) 1940년대 일제치하에서 암울한 시대를 살아야 했던 이름없는 서민들의 애환과 좌절, 분노를 그린 영화 `환희'(엄종선감독-대동흥업제작)가 바로 그것. 지난 69년 신성일 박노식 김지미 등 주연으로 `상해임시정부와 백범 선생' (조긍하 감독)을 제작했던 대동흥업(주)은 올초부터 민족의식 운동의 일환으로 군부대를 비롯한 전국에서 이 영화의 2천만명 감상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환희' 역시 이러한 민족의식 고취의 명분에서 제작된 영화다. 때문에 `환희'의 내용도 한반도 최북단 마을인 서수라를 배경으로 맹인노인 운봉(윤일봉)과 어려서 운봉에게 팔려온 처녀 지혜(도지혜)가 일제의 압제와 가난 등 숱한 난관과 부딪쳐 싸워나가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그러나 성숙한 여인으로 자라난 지혜가 수돌(김경응)이라는 청년과 밀회를 나누다 주재소 순사에게 들켜 겁탈당하는 등의 드라마를 얹어 계몽적인 `광복절 기념특선영화'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서는 순사의 총에 맞아 죽어가는 운봉이 남몰래 독립운동을 지원해왔다는 것과 일제치하의 더러운 세상을 보지 않기 위해 맹인행세를 해왔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감동을 유도한다. 원로배우 윤일봉이 건재를 과시하듯 혼신의 열연을 펼쳤으며, 신인여배우 도지혜의 당돌한 연기도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