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 경기위원 20명 집단사표
기사입력 1996년 08월 09일 14시 49분
## 위원장 일처리 불만 - '부정선수' 시비 발단 대한축구협회(KFA) 경기위원 20명이 집단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9일 축구협회소속 경기위원들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29일에 걸쳐 이세연 경기 위원장을 제외한 경기위원 20명이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했 으나 이 위원장이 지금까지 사표제출 사실을 쉬쉬하고 있다는 것. 이번 사태는 경기위원들의 위원장에 대한 불신과 협회의 일처리 관행에 대해 누적 된 불만들이 최근 부정선수 시비를 둘러싸고 한꺼번에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5월 강릉에서 벌어진 금강기배 전국중고축구대회서 경기 J고 선수로 출전한 L군(2년)의 선수자격에 대해 통진중고 조성근 감독이 이의를 제기 하면서 비롯됐다. L이 통진중에 재학할 당시 축구팀감독이었던 조씨는 "체육특기자인 L이 2년전 학교장의 이적동의서를 발급받지 못한 상태서 일반학생으로 서울 등 2~3개 학교를 옮겨다니다 경기 J고에서 다시 선수생활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축구협회는 "전 학교장의 동의서가 필요한 것은 동일 학교급간에 전학이 이뤄질 경우이며 L의 경우 고교에 진학한 상태이기 때문에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 다. 그러나 조씨는 "L과 같은 `선수세탁'이 허용된다면 기존 선수스카우트 질서가 뿌리 째 흔들리게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서 경기위원들은 축구협회 Y국장이 조씨의 이의신청에 대해 자신들을 제쳐두고 자의로 축구협회장 명의의 회신을 발송하는 등 월권행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태의 이면에는 위원장에 대한 경기위원들의 뿌리깊은 불만이 도사리고 있다. 축구협회 경기위원들은 올들어 프로연맹과 대학연맹 등이 주최한 대회에 경기감독 관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은 위원장이 제역할을 못했기 때문으로 "있으나 마나한 경기위원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세연 위원장은 "일부 위원들이 사표를 내겠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으나 이는 위원장에 대한 불만이라기보다 일부 문제가 있는 위원들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사표를 제출받은 적도, 본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