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교실] 골프장의 날씨는 캐디가 가장 잘안다 (92)
기사입력 1996년 08월 08일 14시 38분
입추(立秋)가 지나면서 불볕더위가 한풀 꺾인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골프장은 아직도 한증막이다.
페어웨이를 걷다보면 지열(地熱)이 종아리를 축축하게 만들고 그린에 올라서면 정수리에 쏟아지는 땡볕으로 머리가 어지럽다. 이런 때 일수록 아마추어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필드의 컨디션에 신경을 곤두 세워야한다. 특히 전날 비가 왔다가 라운딩 당일 개었을 때는 자연의 변화에 속기 십상이다.
깨끗한 하늘에다 시원한 새벽바람까지 불어오니 전날의 악천후는 금새 잊어 버린다. 프로들은 이런 날 캐디에게 전날 저녁부터 당일 새벽까지의 날씨변화를 꼭 체크 한다. `비는 몇시부터 왔으며 밤새 어느 정도 퍼부었는지, 오늘 새벽 기온이 평소와는 어떻게 다른지, 라운딩에 들어가는 이 시간 현재 그린의 이슬 상태는 어떠한지…' 를 차근차근히 챙긴다. 사실 비가 갠 다음날의 벙크는 `위험 지역'이다. 외견상 모래표면은 깨끗히 말라 있지만 샌드웨지를 넣어보면 엉뚱한 반응을 할때가 한두번 아니다. 모래속은 아직도 젖어있기 때문이다. 결과는 생크나 탑볼. 그린의 구름상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은 캐디에게 `거리'에 대해선 귀찮을 정도로 물어보면서 스코어에 결정적인 그린필드의 환경변화에는 둔감하다. 모르면 물어라. 캐디는 골프장에 있는 유일한 당신 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