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김성한 코치의 후배사랑
기사입력 1996년 08월 07일 15시 57분
`귀국 보고회'. 작년 시즌을 끝으로 해태에서 은퇴한 코치의 정확한 현주소는 `주거부정'.
해태코치지만 일본 에서 유학중인 데다 요즘처럼 광주에 있을 때면 구장에 나가 `진짜 코치'들 눈치를 보며 노하우를 한수씩 전수하지만 붙잡고 가르치는 대상도 1,2군을 가리지 않는 까닭이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해태 후배들에 대한 사랑이다.
은 6일 광주 해태-한화전이 끝난 뒤 최고참인 에게 저녁식사를 냈다.
원정 6연전에서 전승을 하고 돌아온 후배를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다.
"한번은 에 있는 (김)봉연이형을 만나러 가야하는데 돈이 없드라고. 몇푼 있는 돈 털어서 빠찡꼬에 가서 6만엔을 따가지고 가서 저녁도 먹고 간단하게 소주도 한잔 했다는 것 아니냐."
`무용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본론은 역시 야구 이야기.
특히 작년까지 해태 최고참이었던 입장에서 `맏형' 자리를 물려받은 에게 `나이 먹고 방망이 돌아가지 않던 아픔'을 털어놓았다.
"너 은퇴할 생각하지마. 최소한 3년은 더해야 나랑 같은 나이에 그만두는거야. 요즘 해태가 왜 잘 나가냐? 너같은 고참이 있으니까 고비를 넘기는거야."
아빠를 따라나온 둘째 아들 범수(8)는 어른들 이야기에 지쳐 옆자리에서 잠이 들었지만 의 이야기는 계속됐다.
"나는 혼자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다. 너도 서러울 때가 많을거야. 그래도 나는 네가 어떤 후배보다 야구를 잘한다고 생각해. 세상에 순철이처럼 수비하면서 찬스에 타점 올리는 선수 있으면 나와 보라구 그래."
자리가 끝난 뒤 아들을 업고 돌아가는 의 뒷모습에는 믿음직스러움과 조금은 허탈함이 뒤섞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