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김태석 '배짱으로 삽시다'
기사입력 1996년 08월 07일 15시 19분
**불팬투수 불명예 씻고 도약 채비
`배짱으로 삽시다.'
롯데의 꺽다리 투수 김태석이 마침내 마음의 적을 이겨냈다.
불펜에서는 평균 시속 140㎞를 웃도는 강속구를 뿜어대면서도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움츠러들던 모습을 말끔히 씻어내고 거인 도약의 큰 몫을 해냈다.
`새 가슴'이란 불명예스런 꼬리표를 잘라내면서 지난 7일 부산 OB전에서 데뷔 첫 무4사구 완투승을 일궜다.
숱한 우여곡절을 딛고 중요한 시기에 선발 합류를 확정짓는 승리였다.
청주고 출신인 김태석이 구도(球都) 부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87년.
잠수함투수로서 에 입학한 뒤 10년째 부산에 정착한 것.
하면서 이제야 확실한 희망을 갖게 됐다.
김태석은 지난 91년 계약금 2천만원과 연봉 1천2백만원으로 프로에 뛰어든 `그저그런 투수'였다.
키는 1m 87이지만 삐쩍 마른 체구에다 `누워서' 공을 던졌다.
눈 앞의 승부에만 급급한 아마 지도자들이 큰 키의 장점을 개발하지 않고 방치한 대표적인 선수였다.
김태석은 데뷔 첫해의 가을부터 탈바꿈했다.
롯데에서 초빙한 출신의 패터슨 투수인스트럭터와 함께 언더핸드에서 오버핸드로 투구자세를 바꿔 나갔다.
그러나 여전히 `새 가슴.'
결국 방위복무까지 겹쳐 지난 5년 동안 이렇다할 성적을 남기지 못하다 뒤늦게 성공시대를 열고 있다.
`이젠 강(强)심장이라 불러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