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귀신놀이로 '여름사냥'
기사입력 1996년 08월 07일 14시 17분
**새 피서법 각광 - 오싹한 분위기 연출 상대방 놀려 **섬뜩한 얘기 PC통신 봇물…책도 인기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면서 귀신신드롬이 일고 있다. 귀신놀이를 한다든가 귀신이야기를 서로 들려줌으로써 간담을 서늘케 하는 피서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
귀신놀이는 귀신을 가장, 상대방을 놀려줌으로써 가슴이 오싹하게 만드는 것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열병처럼 번지고 있다.
지영호군(19. 1년)은 "밤늦게 아파트 의 한층을 정해 버튼을 눌러 놓은 뒤 캄캄한 계단에 숨어 있으면 문이 열렸을 때 승강기에 타고 있던 사람들 대부분은 공포감에 사로잡힌다"면서 "불특정 다수의 간을 콩알만하게 하는 짜릿함은 열대야잊기에는 그만"이라고 말했다.
이런 장난과 함께 주택가 골목에서 밤늦은 시간에 혼자 귀가하는 사람, 특히 여성을 뒤쫓아가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 화들짝 놀라게 하는 경우 또한 비일비재하며 피서지의 콘도나 텐트촌 역시 귀신놀이를 하는 `망나니'들의 등쌀에 선의의 피해자가 늘고 있다.
조지현양(22.동덕여대 3년)은 "며칠전 으로 친구들과 함께 피서를 갔다 왔는데 한밤중 난데 없이 이상한 물체가 불빛을 번쩍이면서 움직여 귀신이 나타난 것 같은 공포감에 한잠도 못잤다"면서 "알고 보니 아래층에 있던 남자들이 장난을 친 것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퇴근하기전에 서로에게 섬뜩한 귀신이야기를 해주는 게 열대야 시즌의 일과처럼 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점의 귀신이야기코너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런 현상은 PC통신 역시 마찬가지로 의 특설마당인 `시원한 여름 보내기'는 `사이버 피서지'로 네티즌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난 지금 귀신을 불렀다. 귀신은 지금 부엌에서 칼을 갈고 있다. 지금 빨리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당신은 귀신에게 죽을 것이다. 귀신이 칼을 대고 있을 때 뒤돌아보면 당신은 1분후에 죽을 것이다"라는 등의 황당무계까지 한 귀신이야기들로 가득차 있다.
가위눌렸을 때는 `그냥 잠들면 위험하니 일순간 힘을 모아 움직여라', `베개에 식칼을 놓고 자라', `헤비메탈음악을 듣고 자라'는 등의 가위탈출법도 끊이지 않고 있다.
